컬링에 숨어있는 과학
▽ 흡사 과녁 그려놓고 동전 팅기기 하는 것 같아 재미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스포츠 종목 중 컬링(curlin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다른 스포츠와 달리 동그란 표적 중앙으로 스톤을 밀어 넣는 방식이나 선수들이 빙판 위를 빗자루로 격렬하게 쓸어내는 모습이 독특하게 다가오는 이색 경기죠.
컬링은 빙판 위에 ‘컬(curl)’이라고 불리는 스톤을 미끄러지게 해 약 30.48m 떨어진 원 모양의 목표지점(house)에 밀어 넣는 게임입니다. 컬링이 독특한 이유는 스톤이 움직이고 둥글게 휘어지는 ‘컬’을 만들어낼 때 물리학, 기하학, 열역학 등이 모두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16세기 스코틀랜드의 강바닥에서 돌을 밀어내 겨루던 경기에서 시작된 컬링은 이제 고도의 전략과 얼음 위의 마찰과 같은 과학 원리에 좌우되는 ‘빙판 위의 체스’라 불리고 있습니다. 컬링 스톤과 빙판, 스위핑 등에 숨어있는 흥미로운 과학 원리를 살펴보면 더욱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을 겁니다.
컬링의 가장 오래된 기록은 1511년도가 새겨진 스톤에서 발견됐습니다.
컬링 스톤의 재료는 화강암
컬링 스톤은 상단에 그립감이 좋은 손잡이가 부착된 두꺼운 돌덩어리입니다. 재료는 스코틀랜드 연안에 있는 에일사 크레이그(Ailsa Craig)라는 섬에서 채굴하는 화강암입니다. 이 화강암은 물을 밀어내는 소수성(疏水性)이 있어 빙판 표면에 들러붙지 않고 미끄러질 수 있습니다. 또 매우 단단해서 다른 스톤과 충돌해도 파손되지 않습니다.
스톤의 무게는 대개 17~20㎏ 사이입니다. 컬링 스톤의 최대 허용 둘레는 약 91㎝이며, 최소 높이는 11㎝입니다. 스톤이 묵직한 이유는 속도가 갑자기 떨어지지 않고 충분한 거리를 미끄러져 가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컬링 스톤의 바닥에는 돌의 무게를 지탱하는 러닝 밴드(running band)라는 얇은 고리가 있습니다. 이 밴드는 스톤이 얼음과 접촉하는 부분으로 두께 5㎜, 직경 12㎝ 정도의 링입니다. 밴드의 질감과 밴드 가장자리의 부드러운 정도는 얼음과의 마찰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스톤의 움직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컬링 빙판은 스케이트 빙판과 다르다?
컬링이 흥미로운 이유 중 하나는 스톤을 한 번 밀고 난 뒤에도 스톤이 나아가는 방향과 거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인데요. 그로 인해 다양한 변수를 만들어내는 비밀은 바로 얼음에 있습니다.
컬링은 빙판에서 진행되는 경기지만, 다른 종목과 빙판의 특성이 매우 다릅니다. 스케이트와 같은 일반적인 경기들이 매끄러운 얼음에서 진행되는데 반해, 컬링은 표면에 ‘페블(pebble)’이라는 작은 알갱이들이 있는 빙판에서 진행됩니다.
이 알갱이는 얼음 위에 물을 분사해 만듭니다. 그렇게 만든 표면은 마치 오렌지 껍질처럼 거칠어집니다. 알갱이가 있는 거친 표면은 예상 외로 스톤을 더 빠르게 움직이게 합니다. 얼음 표면 전체가 스톤과 접촉하는 게 아니라, 울퉁불퉁하게 튀어나온 가장 윗부분만이 스톤과 접촉하기 때문이죠. 그만큼 마찰력이 줄어들어 스톤의 이동 거리가 2배 가까이 늘어납니다.
캐나다 노던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의 물리학자 마크 셰겔스키에 따르면, 얼음 위에 페블이 있기 때문에 스톤이 지나가며 한쪽으로 방향이 휘어지는 스핀 조절이 가능합니다. 선수가 빗자루로 얼음 위를 쓸어내는 스위핑(sweeping)을 하면, 마찰열로 순간 수막이 만들어져 스톤의 속도와 진행 방향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스위핑, 마찰력과의 싸움
컬링에서 눈에 띄는 동작인 스위핑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컬링에서는 한 선수가 컬링 스톤을 밀어주면 다른 두 명의 선수가 스톤이 지나는 길을 빗자루로 열심히 쓰는 스위핑을 통해 원하는 위치에 다다르게 합니다. 이때 사용하는 빗자루의 솔은 약간의 마모성이 있는 합성 소재입니다.
빗자루로 빠르게 쓸면 열이 발생해 얼음 표면을 녹여 수막을 만듭니다. 그러면 마찰을 감소시켜 스톤이 더 쉽게 미끄러지는 경로를 만듭니다. 또 스톤은 속도가 느릴수록 더 많이 휘기 때문에 전략에 따라 스위핑 시기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스위핑을 일찍 시작하면 이동 경로가 직선에 가까워지고 이동 거리도 늘어납니다.
스톤을 밀어낸 선수는 스위퍼들에게 ‘서둘러(hurry)’, 또는 ‘열심히(hard)’를 외칩니다. 돌을 더 멀리, 원하는 방향으로 가도록 도와주라는 지시죠. 스위핑을 통해 스톤이 최대 4~5m를 더 가게 할 수 있습니다.
요컨대 컬링은 경기상황에 따라 얼음 표면에 미끄러지는 스톤의 마찰력을 잘 조절하는 게 관건입니다. 스위핑을 하는 선수인 ‘스위퍼’들은 빗자루에 체중을 가볍게 밀어 넣어 얼음에 많은 압력을 가합니다. 이때 빗자루를 좌우로 빠르게, 압력을 가해 움직이기 위해서는 팔, 등, 기타 몸통 근육이 필요합니다.
스톤은 왜 휘어져 갈까?
스톤이 빙판을 지나가며 휘어지는 이유는 물리학에 해답이 있습니다. 얼음엔 스톤의 속도를 떨어뜨리는 마찰력이 존재합니다. 스톤이 감속할 때는 대개 한 방향으로 휘거나 구부러지죠. 스톤을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시키면 왼쪽으로 휘어지고, 시계 방향으로 회전시키면 오른쪽으로 휘어집니다.
컬링 스톤의 운동마찰력과 회전 움직임 - 국민체육진흥공단 스포츠과학/컬링의 개요(김태완 저)이미지
컬링 스톤이 얼음에 미끄러져 내려갈 때 두 가지 외부 힘의 영향을 받습니다. 스톤의 무게는 아래로 작용하고, 빙판이 스톤을 받쳐 주는 힘이 아래에서 위로 가해집니다. 또 스톤이 움직이는 반대 방향으로 얼음과 접촉에 의한 마찰력이 작용해 스톤의 속도를 늦춰줍니다. 스톤이 감속할 때 회전의 바깥 가장자리 마찰력이 안쪽보다 줄어들면서 스톤이 처음의 경로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컬링 스톤은 이동이 끝날 무렵 더 많이 밀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접촉면의 수막층이 스톤의 회전으로 인해 스톤의 앞쪽으로 끌려 다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마지막 몇십 ㎝를 나가는 동안에는 휘어지는 정도도 더 커집니다.
과녁처럼 보이는 하우스에서 다른 스톤들과 충돌하며 자리를 뺏고 빼앗기는 모습도 컬링의 묘미인데요. 스톤들이 충돌할 때도 또 다른 물리학의 작용이 일어납니다. 미국 플리머스 주립대학의 물리학자인 조지 튜틸은 “두 스톤이 충돌하며 운동 에너지가 이동되는 순간은 관중을 더욱 흥분시키는 요소가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 출처 및 참고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3761524/
http://www.businessinsider.com/why-curlers-sweep-the-ice-2014-2
https://www.nsf.gov/news/special_reports/olympics/curling.jsp
http://library.sports.re.kr/srchdetail.do?gcontrolno=301909&gserialno=30090&gdatatype=a&gidx=1
출처 : http://v.kakao.com/v/20180212151254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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