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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ECTING/이슈

아니 어떻게 수습할껀데? AVENGERS Infinity War

by Captain Jack 2018. 6. 25.


아니 어떻게 수습할껀데? 






▽ 적당적당하게 길~~~게 가자. 확확 전개되서 빨리 끝나면 어떻게... ㅜㅅㅜ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의 결말을 비롯한 관련 작품들의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To challenge them is to court death” 6년 전, ‘어벤져스’ 첫편의 쿠키(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나온 뒤 공개되는 짧은 영상)에 나온 대사의 의미를 이제야 조금 더 다른 의미로도 받아들이게 됐다. 당시 이 대사는 “그들을 이기려면 죽음과 손잡아야 한다”로 번역됐다. 하지만 이 때 첫 등장한 타노스(조쉬 브롤린)에게 죽음은 적들과 싸우기 위한 수단이 아니었다. 어벤져스와 싸우든 싸우지 않든, 그는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에서 6개의 인피니트 스톤을 모두 모아 우주의 생명체 중 절반을 죽일 작정이었다. MCU에는 마블코믹스의 ‘데스’(전지전능에 가까운 능력을 가진 초월적인 존재)처럼 죽음에 인격을 부여한 캐릭터는 아직 등장 하지 않았다. 하지만 타노스가 적들과 싸운 것은 더 많이 죽이기 위한 과정의 일부였다. 결과적으로 그는 죽음에게 구애, 또는 환심을 샀다. 코믹스에서 타노스가 ‘데스’에게 매혹 됐다는 설정까지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어벤져스’의 쿠키에 나온 대사 하나가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에서 거대하고 충격적인 결말로 돌아왔다. 그리고 10년 동안 지켜 본 캐릭터 중 절반이 죽었다. 토르(크리스 햄스워스)와 끊임없이 다투던 로키(톰 히들스턴), 어벤져스를 계획했던 닉 퓨리(사무엘 L. 잭슨), 우주에서 활약하던 피터 퀼(크리스 프랫), 드디어 어벤져스의 멤버가 된 피터 파커(톰 홀랜드). 10년 동안 흩뿌려진 작은 힌트들이, 많은 캐릭터들이 10년 동안 쌓은 이야기들이 모였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죽음으로 일단락 시켰다. ‘아이언맨’으로부터 10년을 따라온 MCU의 팬들에게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가 각별한 의미가 될 이유다.


물론 그들은 되살아날 가능성이 높다. 




죽은 캐릭터들의 차기작이 대부분 확정 됐을 뿐만 아니라, 마블이나 DC코믹스에서 죽었던 캐릭터가 부활하는 것은 더 이상 놀랍지도 않은 일이다.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의 결말은 놀랍지만 한 편, 또는 세 편으로 끝나는 영화들처럼 영원히 바꿀 수 없는 반전이 아니다. 하지만 토르는 로켓(브래들리 쿠퍼)에게 동생도, 누나도, 부모도, 가장 친한 친구도 모두 죽은 자신의 처지에 대해 말하며 눈물을 흘린다. 스티브 로저스(크리스 에반스)는 수십년만에 만난 친구 버키 반즈(세바스찬 스탠)를 살리기 위해 정부와 등을 돌리는 ‘캡틴 아메리카’가 되길 선택했고, 토니 스타크와도 멀어졌다. 그 모든 사랑과 노력과 절실함이, 순식간에 먼지처럼 흩어졌다. MCU의 10년을 따라 온 입장에서,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의 결말은 충격적인 반전이라기 보다 깊은 슬픔으로 가는 귀결이다. 오랫동안 알고, 환호하던 인물과 관계들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리고 앞으로 1년 동안 스티브 로저스가 버키 반즈를, 오코예(다나이 구리라)가 트찰라(채드윅 보스만)을 기억하며 괴로워하는 것을 상상할 수 밖에 없다. 좀처럼 주요 캐릭터의 죽음을 보여주지 않는 이 장르에서,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는 타노스를 통해 슈퍼 히어로의 죽음을 정면으로 다루고, 관객에게 그들이 가질 슬픔과 허망함을 전달한다. 그 점에서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는 MCU를 통해 처음으로 슈퍼 히어로물을 접한 사람들에게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주는 ‘퍼스트 임팩트’이자, 코믹스에서 ‘크라이시스 온 인피닛 어스’나 ‘시빌워’, 또는 그 이상의 위치를 갖게 될지도 모른다.


스티븐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는 토니 스타크에게 “There was no other way”라며 자신의 결정에 대해 다른 선택을 할 수 없었던 것에 대해 안타까워 했다. 스티븐 스트레인지가 이미 미래를 내다 본 것을 염두에 둔다면, 이 발언은 혹시 다음 편에서 수많은 죽음이 돌아오는 대신 누군가는 돌아올 수 없는 죽음을 맞이한다는 의미일까.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가 보여준 거대한 액션 이상으로 흥미로울 것 같은 질문들을 던지면서, 슈퍼히어로의 죽음에 대해 계속 거론한다. 그리고 슈퍼히어로의 죽음은 그들이 지켜온 신념을 흔드는 계기가 된다. 완다 막시모프(엘리자베스 올슨)가 비젼(폴 베타니)의 몸과 연결 된 마인드스톤을 파괴하면, 비젼이 죽는 대신 우주의 절반은 죽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스티브 로저스는 말한다. “We don’t trade lives” 생명은 거래의 대상이 아니라는 신념.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어벤져스’에서 외계인을 막기 위해 뉴욕에 핵미사일을 쏜 정치인들에 반하는 행동을 했다. 스티브 로저스는 ‘캡틴 아메리카 : 윈터솔저’에서 정부가 국민 개개인의 삶을 감시하거나 죽일 수 있는 것을 총력을 다해 막았다. 트찰라는 ‘블랙팬서’에서 동족을 해방시키기 위해 폭력을 사용해야 한다는 사촌의 입장에 반대했다. 슈퍼맨이 등장했던 그 때부터, 슈퍼히어로는 현실에 희망을 주기 위해 존재했다. 정의가 지켜지고, 할 수 있는 한 단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릴 수 있다는 희망. 그러나 타노스처럼 절대적인 힘을 가진 악 앞에서도 그 다짐은 지켜질 수 있을까. 소울 스톤의 행방을 아는 가모라(조 샐다나)는 피터 퀼에게 자신이 타노스에게 잡히면 주저없이 죽이라고 한다. 로키는 토르가 타노스에게 죽을 위기에 처하자 스페이스 스톤을 넘기기도 한다. 반면 완다 막시모프는 결국 마지막 순간에 마인드 스톤을 파괴하기 위해 비젼을 죽인다. 그러나 타노스의 강력한 힘 앞에서 그의 결정은 사실상 어느 쪽이든 무의미한 것이었다. 또한 타노스의 말이 실현된 뒤, MCU의 살아남은 생명들은 깊은 상실의 슬픔에 빠질 것이다.




대재앙은 슈퍼히어로도 막을 수 없고, 누군가를 희생시켜 막는다 해도 그 슬픔을 극복할 수는 없다.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는 다수를 위해 소수를 희생시키는 것을 넘어, 절반이 죽어 절반을 행복하게 만들 것이라는 타노스를 통해 슈퍼히어로의 죽음을 선보이면서, 그들의 신념이 옳은 이유를 설득한다. 타노스를 통해 캐릭터가 모이고, 토르와 로켓, 스티븐 스트레인지와 토니 스타크, 나타냐 로마노프(스칼렛 요한슨)와 오코예처럼 함께 활동하지 않았던 이들이 매력적인 관계를 만들어나가며, 함께 싸우는 과정에서 다른 영화라면 클라이막스가 될만한 압도적인 액션들을 여러차례 선사한다. 그러나 남는 것은 몇 개의 작은 성공과 깊은 절망이다. 마블 스튜디오는 그들의 10년이 무엇이었는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극단적인 결과물을, 가장 거대한 모습으로 내놓았다.


그리고 다시, 토니 스타크가 남아있다. MCU의 첫 편 ‘아이언맨’에서 자신이 세상의 거대함을 모른채 우쭐대던 천재는 이제 한 없이 넓어진 세상에 자신만 남겨진 것이나 다름 없는 상황에서 어떤 방법이든 찾아야 한다. ‘어벤져스’에서 지구가 외계인의 침공을 받은 뒤 6년 동안 타노스를 막으려는 생각에 노이로제에 걸리다시피 했고, 이 때문에 유쾌하던 성격은 예민해졌으며, 때로는 독선적으로 변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타노스를 막지 못했다. 그 심리적인 고통을 견디면서, 그는 스티브 로저스가 말한 슈퍼 히어로의 신념이 옳다는 것을, 또는 그것을 넘어가는 답이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이는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의 다음편이 블록버스터로서 예정된 승리와 귀환을 넘어, 10년 동안 MCU가 내세운 슈퍼 히어로의 신념을 어떻게 설득하느냐의 문제이기도 하다. 스티븐 스트레인지가 토니 스타크에게 “we are in the endgame now”라고 말한 것처럼, MCU는 물론 슈퍼히어로 영화 역사에서 의미 심장한 분기점으로 남을 답을 해야할 마지막 순간이 남았다.



출처 : https://v.kakao.com/v/20180430090506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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