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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 글21

[佳詞] (7) 큰애야... 나는 너를 믿는다 外 [佳詞] (7) ▶ 큰애야... 나는 너를 믿는다. 떨리는 마음으로 네 손을 잡고결혼식장 들어서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벌써 손자가 생겼다니정말 세월은 화살보다 빠르구나. 엄마 없는 결혼식이라신부인 네가 더 걱정스럽고 애가 타서 잠 못 이뤘을 것이다.네 손에 들려 있던 화사한 부케가너의 마음처럼 바르르 떨리던 기억이 아직도 선하다. 결혼식 끝나고도 이내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한참을 그곳에 남아 서성거렸단다.울지 않으려고 했는데어느새 붉어진 네 눈자위가 그만 아비의 울음보를 터뜨렸지.화장실에서 한참을 울다 당숙의 손에 이끌려 겨우겨우 나왔단다. 큰애야.편지 한 장 쓰지 않고 지내다가 손자가 생겼다는 기쁜 소식을 받고 이렇게 펜을 들었다. 마음이야 한걸음에 달려가고 싶지만시어른이 계시니 전화하기도 불편하고아비 .. 2018. 10. 16.
[佳詞] (6) 추억이 있어서 나는 살아갈 것이다 外 [佳詞] (6) ▶ 추억이 있어서 나는 살아갈 것이다. 남편과 나는 1994년 성당에서 만났다.그는 수녀가 되려던 나에게 삭발까지 하고 구애를 했다. 처음부터 쉽지 않은 결혼이었다. 변변한 직장이 없던 그를 우리 부모님은 완강히 반대했다. 그러나 나에게 그는 사랑하는 일이 얼마나 따뜻하고 행복한 일인지 알려준 사람이었다. 봄, 우리는 결혼했고, 곧 영훈이를 낳았다. 이어 둘째 규빈이도 생겼다. 임신 3개월째, 가장 행복해야 할 때 갑자기 남편이 쓰러졌다. 첫 번째 발병이었다. 친정 식구들은 유산을 권했다. 남편 없이 아이들을 키우며 고생할 막내딸을 두고 볼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난 그럴 수 없었다. 고집을 부려 규빈이를 낳았다. 그리고 기적이 일어났다. 남편이 완쾌 판정을 받은 것이다. 왼쪽.. 2018. 10. 13.
[佳詞] (5) 보이지 않는 사랑 外 [佳詞] (5) ▶ 보이지 않는 사랑 10월 말, 가을이 끝자락을 향하던 어느 날,부산에 살고 있는 친구 집에서 하룻밤 묵었습니다. 다음날 서울에 볼일이 있어 아침 일찍 기차를 타야 했습니다.부산에서 서울, 장거리 여행에 피곤함이 밀려와 자리에 앉자마자 잠을 청했습니다. 얼마나 흘렀을까요? 어찌나 피곤했는지 청도역까지 잠을 자며 왔는데도, 피곤함이 풀리긴커녕 더 쌓이는 듯 했습니다.그때, 청도 역에 잠시 정차해 있던 기차가 움직이며,비어 있던 제 뒷자리에서 이야기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와! 벌써 겨울인가 봐? 낙엽이 다 떨어졌네근데 낙엽 덮인 길이 정말 예쁘다.알록달록 마치 비단을 깔아 놓은 것 같아!푹신하겠지? 밟아 봤으면 좋겠다!" "저거 봐! 은행나무 정말 크다!몇 십 년, 아니 몇 백 .. 2018. 10.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