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 커스텀20 [LOL 단편소설] 애니 - 말썽 [LOL 단편소설] 애니 말썽 마르신은 남의 눈에 띄지 않는 것만큼은 자신이 있었다. 앞에서는 사람들이 맥주가 가득 담긴 커다란 잔을 부딪치면서 시끄럽게 떠들고 있었다. 그러다 이따금 누군가 큰 소리로 술을 주문하고 동전을 올려놓으면 마르신은 즉시 바를 따라 술잔을 손님 앞으로 밀어 보냈다. 조용하고 신속하게 손님들을 상대하는 마르신은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았으며, 덕분에 말썽에 휘말리지도 않았다. 선술집에서는 말썽이 끊이지 않았다. 한판 붙을 상대를 찾는 사나운 싸움꾼, 망토를 뒤집어쓰고 비밀스러운 거래를 하다 칼에 맞아 죽는 사람 등, 다양한 일들이 일어났다. 그러던 어느 날 자그마한 여자아이가 선술집 문을 열고 들어왔다. 마르신은 콧노래를 부르며 바를 향해 걸어오는 소녀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소녀의.. 2019. 4. 4. [LOL 단편소설] 이즈리얼 - 한 탐험가의 여정 [LOL 단편소설] 이즈리얼 ▼▼▼▼▼▼▼▼▼▼▼▼▼▼▼▼▼▼▼▼▼▼▼한 탐험가의 여정▲▲▲▲▲▲▲▲▲▲▲▲▲▲▲▲▲▲▲▲▲▲▲ '찬란한 성물의 지하실' 탐험 수기 기록자 : 이즈리얼 필트오버의 가장 위대한 '공인' 탐험가(필트오버 탐험가 조합의 공식 조합원 자격은 아직 보류 중) ▶ 1일 차, 준비 ◀ 탐험 점검표:✓ 슈리마의 힘이 깃든 장갑✓ 강화 가죽 재킷 (새필라이트 로우 거리에 있는 '잘리의 탐험 용품 & 잡화점'에서 맞춤 제작)✓ 방수 처리한 캔버스 부츠 (이것도 잘리네 상점 제품)✓ 동굴 탐사 장비✓ 밧줄 1개 (길이가 짧으려나?)✓ 손 곡괭이? (뭐라고 부르더라?)✓ 배관 청소부 복장 (일회용) ✓ 라이트페더사의 멋쟁이 탐험가용 포마드 한 통 (하나 더 가져갈까?)잘리에게 전부 삼촌한테 청.. 2019. 2. 5. [LOL 단편소설] 이즈리얼 - 수집상의 수작 [LOL 단편소설] 이즈리얼 ◈◈◈◈◈◈◈◈◈◈◈◈◈◈◈◈◈◈◈◈◈수집상의 수작◈◈◈◈◈◈◈◈◈◈◈◈◈◈◈◈◈◈◈◈◈ 한 가지 분명히 하자면, 난 자눅이 말한 '공포의 군주'인지 뭔지와 엮이고 싶지 않았다. 그저 자눅이 구해 달라고 부탁하길래 우스꽝스러운 유리병을 그에게 팔려고 했을 뿐이다. 그저 간단한 일이었다. 하지만 당신이 나라면 끝까지 당신 생각대로 되는 건 아무것도 없을 거다. '내 생각대로' 말이다. 그거나 이거나지만. 자눅은 붉은 수염을 기른 프렐요드의 이주자로, 주머니가 빵빵하고 욕심이 많았다. 자눅의 고용주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그의 사택은 유물과 미술품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중 절반은 무덤을 도굴했거나 다른 박물관에서 빼돌린 것이었다. 자눅은 자신이 모은 수집품을 끼고 식사하는 것을 .. 2019. 1. 18. [LOL 단편소설] 베이가 - 볼럼 탑의 괴물에 돤한 섬뜩한 실화 [LOL 단편소설] 베이가 ◈◈◈◈◈◈◈◈◈◈◈◈◈◈◈◈◈볼럼 탑의 괴물에 관한 섬뜩한 실화◈◈◈◈◈◈◈◈◈◈◈◈◈◈◈◈◈ 아르젠트 산맥에 뇌운이 드리우며 천둥번개가 칠 듯 고요했다. 탑 위에서 바라본 진군하는 무리는 이쑤시개 같은 창과 작디작은 횃불을 든 오합지졸의 장난감 병정들처럼 보였다. 무리의 선두에 선 자는 키가 크고 밝은 회색의 머리를 하고 있었으며 집에서 만든 것으로 보이는 튜닉 위에 칼을 찬 여자였다. 베이가는 자신의 악행에 분노하여 정의를 요구하며 외벽 문을 두들기는 무리를 바라보았다. 드디어 때가 온 것이다! 베이가는 서둘러 계단을 내려가 내벽 문으로 향했다. 큰 소리와 함께 외벽 문이 열리자 마을 사람들이 뜰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무리의 수장이 칼을 뽑아 들고 초라한 행색의 사람들.. 2019. 1. 5. [LOL 단편소설] 블라디미르 - 삶은 예술이다 [LOL 단편소설] 블라디미르 ◈◈◈◈◈◈◈◈◈◈◈◈◈◈◈◈◈◈◈◈◈◈◈◈◈◈◈삶은 예술이다 ◈◈◈◈◈◈◈◈◈◈◈◈◈◈◈◈◈◈◈◈◈◈◈◈◈◈◈ 녹서스의 밤은 결코 조용하지 않았다. 제국 전역에서 온 수천 명의 사람을 한곳에 몰아넣고 조용하기를 바랄 수 없는 것. 물가에 있는 자가야 족의 거주지 천막에서 사막 행군 노래가 흘러나왔고, 근처에 있는 청산업자의 경기장에서는 칼날이 부딪히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철벽 울타리에 갇힌 용 사냥개들은 북쪽 도축장에서 도살된 가축의 냄새를 맡고 울부짖었다. 남편을 잃은 미망인, 비탄에 빠진 어머니, 악몽에 시달리는 퇴역 군인들의 절규는 술 취한 병사들의 고성이나 어둠 속에서 물건을 쌓아놓고 파는 행상인들의 외침과 하나가 되어 매일 밤 울려 퍼졌다. 결코, 녹서스의 밤은.. 2018. 12. 29. [LOL 단편소설] 니코 - 칼두가 전초 기지의 괴물 [LOL 단편소설] 니코 칼두가 전초 기지의 괴물 니코는 인간의 모습에 익숙했다. 인간은 양말을 신는 등 특이한 면이 있기는 했지만, 니코는 인간을 그렇게까지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칼두가 전초 기지의 사건을 겪기 전까지는. 그 흉측한 기지는 '녹서스인'이라고 불리는 인간 부족이 정글 외곽 지대 근처에 있는 절벽을 깎아 만든 것이었다. 짜증스럽지만 익숙하다는 듯 일과를 수행하는 모습을 통해 그들이 한동안 이 전초 기지에서 상주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니코는 궁금했다. 저들은 우호적인 인간일까? 치즈 빵을 즐겨 먹을까? 다른 그 무엇보다도 이 두 가지가 가장 궁금했던 니코는 직접 그 답을 확인하기로 했다. 니코는 밤을 틈타 그림자 속을 살금살금 드나들며 기지 입구까지 도달했다. 경비병은 한 명뿐이었다.. 2018. 12. 23. [LOL 단편소설] 신들의 황혼 [LOL 단편소설] 신들의 황혼 그들은 어둠을 틈타 산그늘에 가려진 죽은 도시로 향했다. 전사 천 명에 달하는 신성군단들은 각각 핏빛 토템을 지니고 있었다. 그들을 이끄는 태양의 자손인 초월체의 고대 혈통을 나타내는 토템이었다. 도시와 그곳에 거주했던 시민들의 유골은 이미 사막과 하나가 된 지 오래였다. 모래와 뒤섞인 잿더미와 뼛조각을 구분하는 건 불가능했다. 도시에서 가장 높았던 탑만이 모래 언덕 위에서 자리를 지켰다. 무너진 첨탑은 산 너머에서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구슬프게 웅웅거렸고, 무너진 주춧돌 위로는 몸통이 부서진 석상의 다리 두 개가 보였다. 그 옆에는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은 새 석상의 머리가 모래 속에 반쯤 파묻혀 있었다. 아주 오래전, 훗날 이 도시가 세워지기도 전, 이 계곡에서는 엄청난.. 2018. 12. 12. [LOL 단편소설] 그림자 그리고 운명 [LOL 단편소설] 칼날 도살자단이 잭도의 턱을 녹슨 작살 못에 꿰어 부둣가 짐승들의 먹잇감으로 매달아 두었다. 후드를 뒤집어쓴 남자가 오늘 밤에만 열일곱 번째로 마주친 폭력단원 살해 현장이었다. 빌지워터치곤 많다고 할 수 없는 수였다. 적어도 해적왕이 쓰러진 뒤론 말이다. 붉은 송곳니를 드러낸 부두 쥐가 매달린 잭도의 옆에 쌓인 바닷가재 통발에 올라앉아 연한 종아리 살을 물어뜯고 있었다. 후드 쓴 남자는 걸음을 재촉했다. “도와… 줘…” 피로 막힌 목구멍에서 쥐어짜 낸 목소리는 젖어 있었다. 후드 쓴 남자가 홱 돌아서며 두꺼운 벨트에 매달린 무기로 손을 가져갔다. 놀랍게도 잭도는 뼈 손잡이가 달린 작살 못에 꿰인 채로도 아직 살아 있었다. 못은 크레인의 나무 기둥에 깊숙이도 박혀 있었다. 어떻게 해도 .. 2018. 12. 10. [LOL 단편소설] 킨 드레드 - 좋은 죽음 [LOL 단편소설] 킨 드레드 = 좋은 죽음 = 매가는 열네 번째 죽음을 앞두고 있었다. 또다시 상한 사과를 물었던 것이다. 언제나처럼 썩은 사과를 문 매가의 낯빛이 시체처럼 창백해졌다. 그녀는 죽음의 춤사위를 시작하며 모든 관객에게 잘 들리도록 큰 소리로 마지막 말을 남겼다. “아, 삶이란 얼마나 아름다운 꿈인가? 너무 늦어버렸구나! 이제야 겨우 삶의 무수한 진풍경을 보기 시작했건만!” 펑 소리와 함께 연기가 피어오르고 반짝이는 가루가 날리는 가운데 킨드레드가 무대 위로 화려하게 등장했다. 킨드레드는 전통적으로 한 사람이 가면 두 개를 쓰고 나와 연기했다. 하얀 양의 탈 쪽을 매가에게 보이며 킨드레드로 분한 배우가 그녀에게 다가갔다. “들어라! 내 날카로운 화살을 부르는 소리인가? 꼬마야 이리 온. 심.. 2018. 12. 7.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