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 스토리13 [LOL 단편소설] 블라디미르 - 삶은 예술이다 [LOL 단편소설] 블라디미르 ◈◈◈◈◈◈◈◈◈◈◈◈◈◈◈◈◈◈◈◈◈◈◈◈◈◈◈삶은 예술이다 ◈◈◈◈◈◈◈◈◈◈◈◈◈◈◈◈◈◈◈◈◈◈◈◈◈◈◈ 녹서스의 밤은 결코 조용하지 않았다. 제국 전역에서 온 수천 명의 사람을 한곳에 몰아넣고 조용하기를 바랄 수 없는 것. 물가에 있는 자가야 족의 거주지 천막에서 사막 행군 노래가 흘러나왔고, 근처에 있는 청산업자의 경기장에서는 칼날이 부딪히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철벽 울타리에 갇힌 용 사냥개들은 북쪽 도축장에서 도살된 가축의 냄새를 맡고 울부짖었다. 남편을 잃은 미망인, 비탄에 빠진 어머니, 악몽에 시달리는 퇴역 군인들의 절규는 술 취한 병사들의 고성이나 어둠 속에서 물건을 쌓아놓고 파는 행상인들의 외침과 하나가 되어 매일 밤 울려 퍼졌다. 결코, 녹서스의 밤은.. 2018. 12. 29. [LOL 단편소설] 신들의 황혼 [LOL 단편소설] 신들의 황혼 그들은 어둠을 틈타 산그늘에 가려진 죽은 도시로 향했다. 전사 천 명에 달하는 신성군단들은 각각 핏빛 토템을 지니고 있었다. 그들을 이끄는 태양의 자손인 초월체의 고대 혈통을 나타내는 토템이었다. 도시와 그곳에 거주했던 시민들의 유골은 이미 사막과 하나가 된 지 오래였다. 모래와 뒤섞인 잿더미와 뼛조각을 구분하는 건 불가능했다. 도시에서 가장 높았던 탑만이 모래 언덕 위에서 자리를 지켰다. 무너진 첨탑은 산 너머에서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구슬프게 웅웅거렸고, 무너진 주춧돌 위로는 몸통이 부서진 석상의 다리 두 개가 보였다. 그 옆에는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은 새 석상의 머리가 모래 속에 반쯤 파묻혀 있었다. 아주 오래전, 훗날 이 도시가 세워지기도 전, 이 계곡에서는 엄청난.. 2018. 12. 12. [LOL 단편소설] 킨 드레드 - 좋은 죽음 [LOL 단편소설] 킨 드레드 = 좋은 죽음 = 매가는 열네 번째 죽음을 앞두고 있었다. 또다시 상한 사과를 물었던 것이다. 언제나처럼 썩은 사과를 문 매가의 낯빛이 시체처럼 창백해졌다. 그녀는 죽음의 춤사위를 시작하며 모든 관객에게 잘 들리도록 큰 소리로 마지막 말을 남겼다. “아, 삶이란 얼마나 아름다운 꿈인가? 너무 늦어버렸구나! 이제야 겨우 삶의 무수한 진풍경을 보기 시작했건만!” 펑 소리와 함께 연기가 피어오르고 반짝이는 가루가 날리는 가운데 킨드레드가 무대 위로 화려하게 등장했다. 킨드레드는 전통적으로 한 사람이 가면 두 개를 쓰고 나와 연기했다. 하얀 양의 탈 쪽을 매가에게 보이며 킨드레드로 분한 배우가 그녀에게 다가갔다. “들어라! 내 날카로운 화살을 부르는 소리인가? 꼬마야 이리 온. 심.. 2018. 12. 7. [LOL 단편소설] 라이즈&브랜드 - 잿더미에서 [LOL 단편소설] 라이즈 & 브랜드 잿더미에서 ▶ "못하겠습니다." 케간은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다시 들어가려는 말을 간신히 내뱉었다. "스승님, 전 못 해요." 패배를 인정한 케간은 잠시나마 숨을 돌릴 수 있었다. 실패가 이렇게 심신을 지치게 할 줄은 몰랐다. 케간은 눈을 들어 스승을 쳐다보았다. 역겹게도 스승의 눈에서 맑게 갠 하늘만큼 또렷한 연민이 내비쳤다. 스승이 이국적인 억양으로 경쾌하게 말했다. "할 수 있냐 없냐는 문제가 아니야. 의지의 문제인 거지." 이곳 북부에서는 거의 들을 수 없는 억양이었다. 스승이 손가락을 튀기자 보라색 불꽃이 일며 장작더미에 불이 붙었다. 의지만으로 순식간에 모닥불을 피운 것이다. 케간은 모닥불에서 눈을 돌리며 눈 덮인 땅에 침을 뱉었다. 전에도 들은 말이었지만 .. 2018. 11. 28. [LOL 단편소설] 라칸 - 대롱활이 좋을까, 활대롱이 좋을까 [LOL 단편소설] 라칸 대롱활이 좋을까,활대롱이 좋을까 ▶ 이아래에 있는 마을에서 수도원 요새로 가는 길은 두 갈래가 있어.” 자야가 말을 시작했다. 나는 자야의 시선을 따라 산꼭대기에 솟은 사원에서 뻗어져나와 산 아래 농가들로 이어지는 황금빛 층계 두 줄기를 바라보았다. 저 나무로 지은 농가 하나하나에는 인간 가족들이 살고 있겠지. 그 필멸의 존재들은 저 안에서 태어나서 죽고, 또 무엇보다 새로운 노래를 자꾸자꾸 만들 거야. 노래를 만들 때는 아마 하프와 북을 쓰겠지? 어쩌면 피리도… 나도 나중에 갈대 줄기로 피리를 하나 만들어 봐야겠어. 아니, 일단 내 깃털부터 다듬어야 하는데. 오늘 깃털 손질을 했던가? 저 산 아래 마을에 가면 여관도 있겠지. 지금 포도주 한 병만 있으면 딱 좋겠는데. ▶ “라칸.. 2018. 11. 26. [LOL 단편소설] 벨코즈&리산드라 - 심연의 눈 [LOL 단편소설] 벨코즈&리산드라 심연의 눈 ▶ 화살 반 통 시그바르는 한쪽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숙였다. 전설에 나오는 얼음망령이 울부짖는 듯 관문 너머로 거센 바람이 몰아쳤다. '산 위의 도살자' 혹은 '겨울봉우리의 붉은 칼'이라고 불리는 시그바르는 선택받은 아이들의 부족장 헬름가 크레그하트를 쓰러뜨렸고 가시 계곡에서는 요새에서 보낸 증원 병력이 도착할 때까지 슬픈까마귀 부족에 홀로 맞서 싸웠다. 그는 '냉기의 화신'이었다. 리산드라의 눈과 함께 무수한 전공을 세운 그였다. 그러나 서리방패 요새의 열린 문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칼바람 나락에서 불어오는 세찬 바람과 섬뜩한 밴시의 비명을 마주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생각하니 그런 그조차도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었다. 그는 평소와는 달리 시커먼 .. 2018. 11. 23. [LOL 단편소설] 케인 - 영겁의 무기 [LOL 단편소설] 케인 영겁의 무기 해리 케인 말고! ㅋㅋㅋㅋㅋ 요놈▽▽▽▽▽▽▽▽▽▽▽▽▽ ▶ 케인은 녹스토라가 드리우는 그림자 속, 병사들의 시체에 둘러싸인 채 우뚝 서 있었다. 짙은 색 바위를 쌓아 만든 녹스토라는 녹서스 제국의 승리를 기리기 위해 세운 관문으로, 그 아래를 통과하는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심어주고 제국의 힘에 충성할 것을 강요했다. 하지만 이제 녹스토라는 녹서스 병사들의 묘석, 꺾여버린 힘과 오만함을 드러내는 기념비, 상대에게 심어주려 했던 공포를 되려 자신들이 느끼며 죽어간 전사들의 상징이 되어버렸다. 케인은 공포를 즐겼다. 두려움을 믿었다. 공포와 두려움은 그의 무기였다. 그림자단의 형제들이 곡도와 표창을 쓰는 법을 익힐 때, 그는 공포와 두려움을 숙련했다. 하지만 긴 시간이 흐.. 2018. 11. 22. [LOL 단편소설] 카서스 & 모데카이저 [LOL 단편소설] ▶ 카서스 - 수장 바다는 거울처럼 매끈하고 어두웠다. 지난 여섯 밤처럼 해적의 달이 수평선에 나지막이 걸려 있었고, 바람 한 점 없이 고요했다. 어딘지 모를 곳에서 들려오는 망할 장송곡만 빼면. 녹서스 주변 바다를 오래 항해한 비오낙스는 이런 바다가 불행의 전조라는 사실쯤은 알고 있었다. 그녀는 다크윌 호의 앞 갑판에 서서 쌍안경으로 먼바다를 살폈다. 현재 위치를 알려줄 만한 단서가 필요했다. 비오낙스는 캄캄한 어둠을 향해 중얼거렸다. “어느 쪽을 봐도 바다밖에 없어. 육지도 안 보이고 내가 아는 별도 안 보여. 돛은 바람을 받지 못하고. 갑판의 노를 며칠씩 저었지만, 어느 쪽으로 가도 육지는 가까워지지 않고 달은 커지지도 작아지지도 않는구나.” 잠시 손을 놓은 비오낙스가 손바닥 아.. 2018. 11. 19. [LOL 단편소설] 칼리스타 & 헤카림 [LOL 단편소설] ▶ 칼리스타 - 탄원 건사의 아내는 잿더미가 되어버린 집 앞에 서 있었다. 여인은 아직 자신에게 남아있는 것들을 떠올리기 위해 애썼다. 소중한 사람, 아끼던 물건...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헤아릴 수 없는 슬픔과 증오만이 온전히 그녀의 것이었다. 그 노여움만이 그녀에게 남은 유일한 힘이었다. 명령을 내리고 미소 짓던 놈의 얼굴이 다시 떠오른다. 당신은 약속을 아무렇지도 않게 저버렸지. 우리를 지켜주겠다고 약속했잖아? 그 배신자의 손에 가족을 잃은 이는 그녀뿐만이 아니었다. 그자를 끝까지 따라갈 것이다. 놈의 심장에 칼을 꽂고, 생명이 사그라지는 모습을 지켜볼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수많은 병사들이 낮이나 밤이나 그자를 지키고 있지 않은가? 여인은 전사가 아니었다. 그녀의 힘으로는 .. 2018. 11. 18.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