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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 스토리13

[LOL 단편소설] 진보의 날 [LOL 단편소설] 진보의 날 타마라는 일찍 일어나려고 안간힘을 썼다. 맨땅에서 낙엽을 이불 삼아 노숙하며 지낼 때는 구태여 노력하지 않아도 일찍 일어나게 되지만, 지금처럼 아늑한 3층 하숙방에서 거위털 매트리스에 누워 보드라운 무명 이불을 덮고 있으면 그러기가 영 쉽지 않았다. 젖혀진 커튼 사이로 새어드는 따스한 햇볕이 바닥에 비치고 있었다. 필트오버에서 보낸 첫날 밤에는 커튼을 닫고 잠자리에 들었지만, 그랬더니 동이 트고도 두 시간이나 지난 뒤에야 깨어나고 말았다. 그래서 이후로는 늘 커튼을 열어두고 잠에 들었다. 그녀는 침대에서 빠져나와 창가로 걸어가서, 굳은살이 박인 손끝으로 유리창을 톡톡 두드렸다. 색유리 창은 공방에서 제조되었을 때 묻은 검댕으로 거뭇거뭇했다. 창밖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햇빛이 .. 2018. 11. 17.
[LOL 단편소설] 야스오, 리븐 - 부러진 검날의 고백 [3] [LOL 단편소설]야스오, 리븐 부러진 검날의 고백 [3] - III -무덤 속처럼 고요하던 공회당은 다시 시끌벅적해졌다. 주민들은 머리 위를 덮친 위험한 마법의 힘을 피하려고 우왕좌왕했고, 요란한 소리에 놀란 전투 사제들이 무장을 갖추고 안으로 들어와 주민들을 마구 밀어젖혔다. 바닥에 쓰러졌던 매부리코 판사가 몸을 일으키고 나무 공을 탁자에 두들겼다. “공회당은 스스로 균형을 회복하십시오.” 공회당 안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뒤집혔던 긴 의자들이 바로 놓였고, 주민들은 자리를 찾아 앉았다. 망토를 눌러쓴 남자는 콧대의 흉터를 긁다가 공회당 벽 가슴 높이에 생긴 시커멓게 그을은 자국을 살펴보러 걸음을 옮겼다. 전투 사제 하나가 머뭇거리며 마법 검으로 다가갔다. 탁자는 다리가 부러져 주저앉았고, 검과 검집은.. 2018. 11. 16.
[LOL 단편소설] 야스오, 리븐 - 부러진 검날의 고백 [2] [LOL 단편소설]야스오, 리븐 부러진 검날의 고백 [2] - II -치안판사들이 공회당에 들어오면서부터 하늘을 뒤덮은 구름이 군데군데 갈라졌다. 공회당 뒤편의 커다란 문들이 다시 열렸다. 리븐의 눈에, 공회당 안으로 내리쬐는 눈부신 햇살을 피해 안을 가득 메운 사람들이 이리저리 피하는 모습이 보였다. 리븐이 공회당 문턱을 넘어 걸어들어가자, 차분히 가라앉아 있던 공회당 안 대기가 부산스러워졌다. 리븐의 등 뒤에서 문이 닫혔다. 두 명의 전투 사제가 군중 앞쪽의 널찍한 통로로 리븐을 데리고 갔다. 구름이 다시 하늘을 덮었고, 천정 높이 뚫린 소용돌이 모양의 창과 조각으로 뒤덮인 지붕에서 늘어뜨린 원통형 랜턴에서 빛이 사라지면서 공회당은 다시 한 번 어두컴컴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리븐이 곁을 지나가자, 샤.. 2018. 11. 15.
[LOL 단편소설] 루시안 - 그림자 사나이 [LOL 단편소설]루시안 그림자 사나이 "당신이 보안관인가?" 강의 괴인이 말했다. 저지대의 먼지와 말라 시든 쇠뜨기 가시가 녹청색 얼룩을 형성하고, 그것이 또 호수 바닥에 켜켜이 쌓여 있던 진흙과 뒤범벅이 되어 온 얼굴을 덕지덕지 뒤덮고 있는지라 표정을 읽을 수가 없었다. 강의 괴인은 루시안의 개인용 객실 입구에 우뚝 서 있었다. 작은 것 같기도 하고 큰 것 같기도 한 몸뚱이에는 금가루가 묻은 누더기를 둘렀다. 프로그레스 외곽에서 사금을 몰래 채취하다 죽은 자에게서 벗겨낸 것이 분명했다. 강의 괴인은 숨을 내쉬지도 들이쉬지도 않았다.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 루시안은 강의 괴인이란 존재에 대해 들어본 적은 있었으나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기는 처음이었다. 강의 괴인은 수분이 없으면 말라 죽어버리기 때문에 자.. 2018. 1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