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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ECTING/佳詞

[佳詞] (11) 29년을 기다렸던 한마디 말

by Captain Jack 2018. 10. 24.

 

[佳詞] (11)




▶ 29년을 기다렸던 한마디 말


어느 날 울들 부부의 다섯 살 난 아들 아더가 

지적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말할 수 없는 슬픔에 빠졌지만, 아더를 위해 더 굳건해지기로 합니다.


아이가 가족의 사랑을 이해할 수도 보답할 수도 없으리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울드 부부였지만, 

아이를 장애아 시설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키우기로 합니다.

보답을 바라지 않고 아이를 키우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울들 부부는 집에서 아이를 대할 때 

될 수 있으면 정상인처럼 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일요일에는 여느 가족처럼 교회도 데려가서 

많은 사람과 만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아더는 여전히 의사소통조차 힘들었고, 

그저 웃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가족과 함께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 아더였지만,

고민 끝에 아더를 비슷한 아픔을 겪는 장애아 학교도 보내고,

일을 배울 수 있는 작업장에도 보냅니다. 

언젠가 홀로 남게 될 아들을 위한 특단의 결정이었습니다. 


어느새 아더는 20대 후반의 건장한 청년으로 자랍니다.

아더는 장애인 작업장에서 전자장비를 조립하는 일을 배우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곳에 캐럴이라는 책임자가 부임해 오게 됩니다.


그녀는 아더에게 다른 아이들에게 없는 

특별한 힘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곧 그녀는 아더에게 컴퓨터로 의사소통하는 법을 가르칩니다.

정상인에 비하면 몇 년이나 더 오랜 시간 가르쳐야 했지만, 

그녀는 아더의 힘을 믿었습니다.

아더는 선생님께 보답이라도 하듯, 

주변 환경을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아더가 얼마나 똑똑한 청년인지를 보여주기 위해

가족들을 작업장으로 불렀습니다.

그리고 컴퓨터 자판으로 물었습니다.


'오늘 기분이 어때?'


그러자 아더의 손가락이 자판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컴퓨터 화면에 알파벳 한 글자 한 글자가 떠오릅니다.

한 문장을 완성하기까지 힘겹고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정확했습니다.


"이제 어머니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게 되어 행복합니다."


마침내 29년간의 침묵 끝에 아더의 마음이 완성된 것입니다.

울드 부부의 눈에는 어느새 뜨거운 눈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아이의 단점을 먼저 보기보다 아이의 가능성을 찾아

믿고 지켜봐 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입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보답을 받기보다 대답을 듣길 기다리세요.


'사랑한다고 그리고 믿어주셔서 감사하다고...'





▶ 동상이몽 우리 집


= 아들 이야기 =


"없는 돈에 보내는 학원이 얼마나 많은데, 넌 왜 그렇게 무기력하니!"


온종일 우리 부모님이 내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다. 

요즘은 시험 기간이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몇 주 전부터 과목별로 공부를 해왔지만 계획대로 하기가 어렵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방과 후 수업이 시작되고 

또 방과 후 수업이 끝나면 학원에 가야 한다. 

학원에서 보내는 마지막 시간에는 멍하니 앉아 있는 것도 벅차다.

'쉬고 싶다, 자고 싶다.' 그런 생각만 계속 든다.


집에 돌아오면 어느새 늦은 저녁 시간. 

학교부터 학원까지 거의 온종일 공부하느라 머리가 멈춘 것만 같다. 

그런데 저녁 식탁에 조금이라도 오래 앉아 있으면 

곧 엄마 아빠의 잔소리 폭탄이 시작된다. 


스스로도 할 수 있는 만큼은 하고 있는데...

엄마 아빠가 바라는 만큼 공부를 잘하지 못한다는 게 

너무 힘들어서 모든 걸 그만두고 싶어진다. 


'이대로 삶을 놓아버리면 이 모든 스트레스가 다 사라지겠지. 

그냥 살지 말까'하는 생각이 자연스레 든다.


내가 이런 생각마저 하고 있다는 걸 과연 부모님은 알까.


= 아빠 이야기 =


나는 굉장히 좋은 아빠는 아니지만, 그래도 기본은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집에 들어오면 집안을 무겁게 만들었던 우리 아버지와 비교하면

아이의 공부에 대해 대화를 나누기도 하는 자상한 아빠니까. 


직업 군인을 할까 하고 군대에 오래 있다가 사회생활이 늦어 버렸다. 

그래서 늦은 사회생활을 따라가느라 하루 13시간씩 일을 하고 있다. 

깨어 있는 아이들과 얼굴을 마주하는 시간이 짧은 만큼, 

아이들에게 현실적인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제때 공부를 해서 자리를 잡지 않으면 회복하기가 어렵다.'

'공부가 전부는 아니지만 잘하면 좀 더 편하게 살 수 있다.'


아이의 성공으로 자식 덕을 보겠다는 게 아니라 

우리 아이만큼은 내가 겪었던 어려움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처음부터 아이에게 감시하듯 잔소리를 해댔던 건 아니다.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성적표를 보는 순간, 

'이게 그동안 애면글면하며 아이를 뒷받침해온 결과인가?'

허무하기도 하고 실망스럽기도 했다. 


'이대로 두어도 괜찮을까, 

너무 무르게 대해서 아이의 미래를 망치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에 

성적표를 받아온 날, 독한 마음으로 매를 들었다. 

한동안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부디 아들이 아빠의 진심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 EBS 다큐프라임 특별기획 '가족 쇼크' 중에서 –




아이를 더 잘 키우기 위해 헌신하는 부모들이 바라는 자녀교육은 무엇일까?

이런 부모의 노력은 아이들에게 제대로 전해지고 있을까? 

하지만 다른 누구도 아닌 부모님 때문에 상처받고 있다는 

아이들의 고백을 통해 좋은 부모가 되기를 열망하면서 

정작 이 시대 부모들이 놓치고 있는 건 무엇인지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EBS 인성 및 부모 교육 기획 '다큐프라임-가족 쇼크'가 도서로 출간되었습니다.

'왜 유독 요즘 가족은 이렇게 서로를 힘들어할까'라는 이야기로

우리 주변 가족의 내면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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