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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ECTING/LOL39

[LOL 단편소설] 야스오, 리븐 - 부러진 검날의 고백 [2] [LOL 단편소설]야스오, 리븐 부러진 검날의 고백 [2] - II -치안판사들이 공회당에 들어오면서부터 하늘을 뒤덮은 구름이 군데군데 갈라졌다. 공회당 뒤편의 커다란 문들이 다시 열렸다. 리븐의 눈에, 공회당 안으로 내리쬐는 눈부신 햇살을 피해 안을 가득 메운 사람들이 이리저리 피하는 모습이 보였다. 리븐이 공회당 문턱을 넘어 걸어들어가자, 차분히 가라앉아 있던 공회당 안 대기가 부산스러워졌다. 리븐의 등 뒤에서 문이 닫혔다. 두 명의 전투 사제가 군중 앞쪽의 널찍한 통로로 리븐을 데리고 갔다. 구름이 다시 하늘을 덮었고, 천정 높이 뚫린 소용돌이 모양의 창과 조각으로 뒤덮인 지붕에서 늘어뜨린 원통형 랜턴에서 빛이 사라지면서 공회당은 다시 한 번 어두컴컴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리븐이 곁을 지나가자, 샤.. 2018. 11. 15.
[LOL 단편소설] 야스오, 리븐 - 부러진 검날의 고백 [1] [LOL 단편소설]야스오, 리븐 부러진 검날의 고백 [1] - I -예리한 쟁기날이 울퉁불퉁한 겉흙을 파고들어가더니, 겨우내 잠들어 있던 아래 쪽 흙을 봄 하늘 아래 드러냈다. 리븐은 황소가 끄는 쟁기 뒤를 따라 조그마한 밭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팔을 넓게 벌려야 잡을 수 있는 손잡이를 눌러 쟁기를 안정시키는 한편, 좀처럼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 외국어 단어를 떠올리려 애쓰고 있었다. “에마이. 파이르. 스바사. 아나르.” 한 걸음 옮길 때마다 긴 잠에서 깨어난 비옥한 흙 냄새가 공기 중에 피어올랐다. 리븐은 나무 손잡이를 꽉 잡고 걸었다. 요 며칠 동안 밭을 갈다 보니 겨울에 사라졌던 굳은살이 다시 올라왔고, 대신 기억은 흐려졌다. 리븐은 입술을 깨물며 잡생각을 떨쳐내고 지금 하고 있는 두 가지 일에 .. 2018. 11. 14.
[LOL 단편소설] 루시안 - 그림자 사나이 [LOL 단편소설]루시안 그림자 사나이 "당신이 보안관인가?" 강의 괴인이 말했다. 저지대의 먼지와 말라 시든 쇠뜨기 가시가 녹청색 얼룩을 형성하고, 그것이 또 호수 바닥에 켜켜이 쌓여 있던 진흙과 뒤범벅이 되어 온 얼굴을 덕지덕지 뒤덮고 있는지라 표정을 읽을 수가 없었다. 강의 괴인은 루시안의 개인용 객실 입구에 우뚝 서 있었다. 작은 것 같기도 하고 큰 것 같기도 한 몸뚱이에는 금가루가 묻은 누더기를 둘렀다. 프로그레스 외곽에서 사금을 몰래 채취하다 죽은 자에게서 벗겨낸 것이 분명했다. 강의 괴인은 숨을 내쉬지도 들이쉬지도 않았다.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 루시안은 강의 괴인이란 존재에 대해 들어본 적은 있었으나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기는 처음이었다. 강의 괴인은 수분이 없으면 말라 죽어버리기 때문에 자.. 2018. 1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