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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ECTING/LOL39

[LOL 단편소설] 이즈리얼 - 수집상의 수작 [LOL 단편소설] 이즈리얼 ◈◈◈◈◈◈◈◈◈◈◈◈◈◈◈◈◈◈◈◈◈수집상의 수작◈◈◈◈◈◈◈◈◈◈◈◈◈◈◈◈◈◈◈◈◈ 한 가지 분명히 하자면, 난 자눅이 말한 '공포의 군주'인지 뭔지와 엮이고 싶지 않았다. 그저 자눅이 구해 달라고 부탁하길래 우스꽝스러운 유리병을 그에게 팔려고 했을 뿐이다. 그저 간단한 일이었다. 하지만 당신이 나라면 끝까지 당신 생각대로 되는 건 아무것도 없을 거다. '내 생각대로' 말이다. 그거나 이거나지만. 자눅은 붉은 수염을 기른 프렐요드의 이주자로, 주머니가 빵빵하고 욕심이 많았다. 자눅의 고용주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그의 사택은 유물과 미술품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중 절반은 무덤을 도굴했거나 다른 박물관에서 빼돌린 것이었다. 자눅은 자신이 모은 수집품을 끼고 식사하는 것을 .. 2019. 1. 18.
[LOL 단편소설] 베이가 - 볼럼 탑의 괴물에 돤한 섬뜩한 실화 [LOL 단편소설] 베이가 ◈◈◈◈◈◈◈◈◈◈◈◈◈◈◈◈◈볼럼 탑의 괴물에 관한 섬뜩한 실화◈◈◈◈◈◈◈◈◈◈◈◈◈◈◈◈◈ 아르젠트 산맥에 뇌운이 드리우며 천둥번개가 칠 듯 고요했다. 탑 위에서 바라본 진군하는 무리는 이쑤시개 같은 창과 작디작은 횃불을 든 오합지졸의 장난감 병정들처럼 보였다. 무리의 선두에 선 자는 키가 크고 밝은 회색의 머리를 하고 있었으며 집에서 만든 것으로 보이는 튜닉 위에 칼을 찬 여자였다. 베이가는 자신의 악행에 분노하여 정의를 요구하며 외벽 문을 두들기는 무리를 바라보았다. 드디어 때가 온 것이다! 베이가는 서둘러 계단을 내려가 내벽 문으로 향했다. 큰 소리와 함께 외벽 문이 열리자 마을 사람들이 뜰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무리의 수장이 칼을 뽑아 들고 초라한 행색의 사람들.. 2019. 1. 5.
[LOL 단편소설] 블라디미르 - 삶은 예술이다 [LOL 단편소설] 블라디미르 ◈◈◈◈◈◈◈◈◈◈◈◈◈◈◈◈◈◈◈◈◈◈◈◈◈◈◈삶은 예술이다 ◈◈◈◈◈◈◈◈◈◈◈◈◈◈◈◈◈◈◈◈◈◈◈◈◈◈◈ 녹서스의 밤은 결코 조용하지 않았다. 제국 전역에서 온 수천 명의 사람을 한곳에 몰아넣고 조용하기를 바랄 수 없는 것. 물가에 있는 자가야 족의 거주지 천막에서 사막 행군 노래가 흘러나왔고, 근처에 있는 청산업자의 경기장에서는 칼날이 부딪히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철벽 울타리에 갇힌 용 사냥개들은 북쪽 도축장에서 도살된 가축의 냄새를 맡고 울부짖었다. 남편을 잃은 미망인, 비탄에 빠진 어머니, 악몽에 시달리는 퇴역 군인들의 절규는 술 취한 병사들의 고성이나 어둠 속에서 물건을 쌓아놓고 파는 행상인들의 외침과 하나가 되어 매일 밤 울려 퍼졌다. 결코, 녹서스의 밤은.. 2018. 12. 29.
[LOL 단편소설] 니코 - 칼두가 전초 기지의 괴물 [LOL 단편소설] 니코 칼두가 전초 기지의 괴물 니코는 인간의 모습에 익숙했다. 인간은 양말을 신는 등 특이한 면이 있기는 했지만, 니코는 인간을 그렇게까지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칼두가 전초 기지의 사건을 겪기 전까지는. 그 흉측한 기지는 '녹서스인'이라고 불리는 인간 부족이 정글 외곽 지대 근처에 있는 절벽을 깎아 만든 것이었다. 짜증스럽지만 익숙하다는 듯 일과를 수행하는 모습을 통해 그들이 한동안 이 전초 기지에서 상주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니코는 궁금했다. 저들은 우호적인 인간일까? 치즈 빵을 즐겨 먹을까? 다른 그 무엇보다도 이 두 가지가 가장 궁금했던 니코는 직접 그 답을 확인하기로 했다. 니코는 밤을 틈타 그림자 속을 살금살금 드나들며 기지 입구까지 도달했다. 경비병은 한 명뿐이었다.. 2018. 12. 23.
[LOL 단편소설] 신들의 황혼 [LOL 단편소설] 신들의 황혼 그들은 어둠을 틈타 산그늘에 가려진 죽은 도시로 향했다. 전사 천 명에 달하는 신성군단들은 각각 핏빛 토템을 지니고 있었다. 그들을 이끄는 태양의 자손인 초월체의 고대 혈통을 나타내는 토템이었다. 도시와 그곳에 거주했던 시민들의 유골은 이미 사막과 하나가 된 지 오래였다. 모래와 뒤섞인 잿더미와 뼛조각을 구분하는 건 불가능했다. 도시에서 가장 높았던 탑만이 모래 언덕 위에서 자리를 지켰다. 무너진 첨탑은 산 너머에서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구슬프게 웅웅거렸고, 무너진 주춧돌 위로는 몸통이 부서진 석상의 다리 두 개가 보였다. 그 옆에는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은 새 석상의 머리가 모래 속에 반쯤 파묻혀 있었다. 아주 오래전, 훗날 이 도시가 세워지기도 전, 이 계곡에서는 엄청난.. 2018. 12. 12.
[LOL 단편소설] 그림자 그리고 운명 [LOL 단편소설] 칼날 도살자단이 잭도의 턱을 녹슨 작살 못에 꿰어 부둣가 짐승들의 먹잇감으로 매달아 두었다. 후드를 뒤집어쓴 남자가 오늘 밤에만 열일곱 번째로 마주친 폭력단원 살해 현장이었다. 빌지워터치곤 많다고 할 수 없는 수였다. 적어도 해적왕이 쓰러진 뒤론 말이다. 붉은 송곳니를 드러낸 부두 쥐가 매달린 잭도의 옆에 쌓인 바닷가재 통발에 올라앉아 연한 종아리 살을 물어뜯고 있었다. 후드 쓴 남자는 걸음을 재촉했다. “도와… 줘…” 피로 막힌 목구멍에서 쥐어짜 낸 목소리는 젖어 있었다. 후드 쓴 남자가 홱 돌아서며 두꺼운 벨트에 매달린 무기로 손을 가져갔다. 놀랍게도 잭도는 뼈 손잡이가 달린 작살 못에 꿰인 채로도 아직 살아 있었다. 못은 크레인의 나무 기둥에 깊숙이도 박혀 있었다. 어떻게 해도 .. 2018. 12. 10.
[LOL 단편소설] 킨 드레드 - 좋은 죽음 [LOL 단편소설] 킨 드레드 = 좋은 죽음 = 매가는 열네 번째 죽음을 앞두고 있었다. 또다시 상한 사과를 물었던 것이다. 언제나처럼 썩은 사과를 문 매가의 낯빛이 시체처럼 창백해졌다. 그녀는 죽음의 춤사위를 시작하며 모든 관객에게 잘 들리도록 큰 소리로 마지막 말을 남겼다. “아, 삶이란 얼마나 아름다운 꿈인가? 너무 늦어버렸구나! 이제야 겨우 삶의 무수한 진풍경을 보기 시작했건만!” 펑 소리와 함께 연기가 피어오르고 반짝이는 가루가 날리는 가운데 킨드레드가 무대 위로 화려하게 등장했다. 킨드레드는 전통적으로 한 사람이 가면 두 개를 쓰고 나와 연기했다. 하얀 양의 탈 쪽을 매가에게 보이며 킨드레드로 분한 배우가 그녀에게 다가갔다. “들어라! 내 날카로운 화살을 부르는 소리인가? 꼬마야 이리 온. 심.. 2018. 12. 7.
[LOL 단편소설] 노틸러스 / 파이크 / 쓰레쉬 [LOL 단편소설] º [뱀] - 노틸러스º [그리고, 이빨] - 파이크 º [수집품] - 쓰레쉬 [뱀] - 노틸러스 아냐, 아냐. 앉아도 된다구. 이리 와서 같이 술에 빠져 보는 게 어떤가, 친구... 참, 뱃사람이 빠진다는 말은 하면 안 되지. 헤헤. 그래, 난 난파선을 몇 척 봤지. 그중엔 내가 자네만큼 젊었을 때 타던 배도 있었다네. 뱀이라는 이름의 배였지. 지금은 갈지자 해협 아래에 잠들어 있지만. 나도 유일한 생존자였어. 한 잔 사면 그때 이야기를 들려주겠네. 이거 말이야? 안 돼. 이건 쓸 수 있는 게 아니거든, 친구. 이건 내 행운의 크라켄 주화야. 바다에 바치는 공물이지. 그래, 공물. "공물을 바치지 않으면 바다의 분노가 닥치리라."라는 말. 뱃사람이라면 다 알잖나. 수염 달린 여신이 .. 2018. 12. 4.
[LOL 단편소설] 트페&그브 - 불타는 파도 [LOL 단편소설] 트위스트 페이트 & 그레이브즈 불타는 파도 학살의 부두 | 의뢰 | 오래된 친구1막 1장 쥐들이 찍찍거리는 소리에 귀가 멍해질 지경이었다. 쥐 떼 소굴 끝에 자리한 학살의 부두는 그 이름처럼 악취가 진동했다. 어둠에 몸을 숨긴 채 썩은 바다뱀 고기의 비린내를 맡고 있자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내가 어쩌다가 여기까지 온 거지? 모자를 푹 눌러 쓰고 겹겹의 그림자가 만들어낸 깊은 어둠 속으로 스며들었다. 중무장한 톱니 갈고리단이 활개 치며 돌아다니는 소리가 횃불처럼 어른거렸다. 그들은 잔인하기로 악명 높았다. 정면승부로는 이길 수 없으리라. 더군다나 나는 정정당당하게 싸우는 법을 모른다. 덧붙여 오늘은 싸울 생각이 추호도 없다. 그런데 왜 이런 지저분한 동네까지 행차했냐고? 돈 때문이다... 2018. 1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