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佳詞] (47)
비운의 천재
신라 말기, 당시 당나라 소금장수 출신의
'황소'가 일으킨 황소의 난 때문에
당나라의 사정은 불안정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때, 신라에서 온 젊은 유학생인 최치원이
황소를 엄히 꾸짖는 '토황소격문'을 썼고 그 글을 읽은
황소가 놀라 침상에서 굴러떨어졌다는 일화는
매우 유명한 일입니다.
12세의 나이로 당나라 유학을 떠나는 최치원에게
아버지는 10년 안에 과거급제를 못 하면
부자의 연을 끊겠다고 했는데 6년 만에 18세 나이로
당나라 빈공과에 급제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최치원을 천재라고 말하지만
그는 스스로 '남이 백의 노력을 할 때
나는 천의 노력을 했다'라고 말하는
노력형 천재임을 강조했습니다.
이런 최치원의 노력에도 한계는 있었는데
바로 신분제도인 골품제와 신라 말의
어지러운 정세였습니다.
진골도 성골도 아닌 6두품인 최치원은
6두품 최고의 관직인 아찬까지 올라갔지만
그의 벼슬은 거기까지였습니다.
또한 혼탁한 신라 말기의 사회를 바로잡고자
<시무 10조>를 진성여왕에게 개혁정책으로 올렸지만
신분상의 한계와 지역 호족들의 반발로
결국 실패로 끝나버립니다.
신라가 망하고 고려가 세워질 때
그 고려의 건국에 크게 이바지한 사람들이
6두품 출신의 관리들이었다고 합니다.
출중한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부당하게 차별받던
사람들의 분노의 힘은 한 나라의 흥망성쇠를
좌우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렇게 역사는 차별이 가진 위험성을
항상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칭찬으로 내리는 벌
남아프리카에 마을을 이루고 수렵과 채취로 생활하는
'바벰바'라는 부족이 있습니다.
어느 날 바벰바족 마을 광장 중앙에
한 남자가 서 있고 마을 사람 전부가 그 남자 주변에
둥그렇게 모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을 사람은 한 명씩 그 남자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습지에서 넘어져서 다쳤을 때
나를 부축해 주었어요."
"저 친구는 쾌활한 성격이어서 주변의 이야기를
언제나 잘 듣고 웃어줘요"
"좋은 화살을 만드는 요령을
나에게 가르쳐 주었어요."
마을 사람들은 모두 남자의 장점이나 선행을
한 가지씩 꺼내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며칠에 걸친 칭찬 릴레이가 끝나면
마을 사람들은 그 남자를 중심으로
잔치를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 남자는 범죄를 저지른 잘못을 했습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잘못을 저질렀던 사람을
이 의식을 통해 새사람이 되었다고
인정해주고 축하해 줍니다.
그리고 범죄자는 진심으로 새사람이 되어
모든 이웃의 사랑에 보답하겠다는 눈물겨운
결심을 하게 됩니다.
실제로 바벰바 부족사회에서는 범죄 발생률이
극히 적어 이런 의식 자체가 매우 드문
일이라고 합니다.
많은 사람이 처벌의 강도를 높이는 것이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라고
흔히 말하기도 합니다.
사실 전혀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죄에 대한 합당한 처벌과 함께
교화와 반성을 하게 하여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하는 것도
함께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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