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佳詞] (46)
아내의 손
2차 세계대전 중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이 땅에 도래한 살아있는 지옥이었습니다.
정신의학박사 '빅터 프랭클'은 수용소에 갇혀 있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사람입니다.
전쟁이 끝나고 얼마 되지 않아
생존자들과 함께 그는 세상 밖으로 나왔습니다.
어떻게 살아남았느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그는 말했습니다.
"사랑하는 아내의 손에 마음을 집중했다.
꼭 다시 만나 아내의 손을 한 번 더 잡아보고 싶었다.
이런 생각이 지옥 같은 순간순간을 버텨내게 했고,
결국 살아남았다."
빅터 프랭클 박사에게 아내란 어떤 존재인지
알 수 있는 또 다른 예화가 있습니다.
어느 날 아내의 죽음으로 상실과 우울증에 빠진
한 노인이 찾아왔습니다.
프랭클 박사는 노인에게 물었습니다.
"만일 선생님이 먼저 돌아가셔서 선생님의 아내가
혼자 남아 있다면 어땠을까요?"
노인은 펄쩍 뛰며 말했습니다.
"안될 말이요. 내가 겪는 이 끔찍한 절망을
사랑하는 내 아내가 겪게 할 수는 없소."
빅터 프랭클 박사는 조용히 말했습니다.
"지금 선생님이 겪고 있는 고통은
아내가 받았을지도 모를 아픔을 대신한 것입니다."
노인은 프랭클 박사의 손을 꼭 잡은 후
평안한 얼굴로 돌아갔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하십시오.
아껴주고, 헌신하고, 배려하고, 이해하고,
도와주고, 보살펴 주세요.
어쩌면 지금 당신은 그 사랑하는 사람에 의해
더 큰 행복과 사랑을 받는 것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부부간의 존댓말
아내와 연애를 할 때는 편하게 말을 하다가
결혼을 계기로 서로 존댓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부부가 되어 평생을 함께할 사이가 되었으니
서로를 좀 더 아끼고 공경하자는 의미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해서 낯 간지럽고,
주변에서 팔불출이라는 소리도 들었지만
두 사람 사이의 의견 다툼도, 존댓말로는
차분하게 조정할 수 있고, 서로 존중해 주는 느낌에
다른 집보다는 상당히 화목한 부부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주변에서 놀리던 사람들도
이제는 '보기 좋다'라고 칭찬하는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5살인 우리 딸 예솔이와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을 때였습니다.
딸이 주방의 아내에게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예솔 엄마. 나 물 좀 갖다 줘."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아직 어린 내 딸이 엄마에게 어떻게
이런 고압적인 말투를 사용하는 걸까?
고민은 길지 않았습니다.
예솔이는 제 말투를 흉내 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결혼 생활이 길어지고, 아이가 태어나고,
육아와 생활에 지치고, 이런저런 핑계로
저는 어느새 아내에게 반말하고 있었고,
존중을 잃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언제부터 말이 바뀌게 되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이후 아내에게 다시 존댓말을 쓰고 있습니다.
딸에게 부끄럽기도 하고, 제 아내는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귀하고 예쁘고
존대받을 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기 때문입니다.
익숙함은 안락함과 편안함을 주기도 하지만
그 익숙함에 지나치게 빠지면 자칫 소홀함에 빠지는
실수도 하게 됩니다.
우리는 모두 다 소중하기에 존중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내가 상대방을 진심으로 존중할 줄 알아야
자기 자신도 존중받을 수 있습니다.
가까이 있는 사람일수록 더 존중하고
아끼고 사랑해 주세요.
[COLLECTING/佳詞] - [佳詞] (45) 남자와 아이스크림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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