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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ECTING/LOL

[LOL 단편소설] 루시안 - 집으로

by Captain Jack 2019. 12. 22.

  

LOL 단편소설

 


루시안

 


집으로

 

 

루시안은 거대한 바니안나무 아래 언덕에 앉아 계곡을 내려다보았다. 그는 손에 감싸 쥔 유물 총의 청동 총신을 매만졌다. 검은 안개가 모든 것을 집어삼키며 푸른 저지대로 스며들었다. 섬에는 몇 시간 전 해로윙이 찾아온 상태였다.

어둠 속에서 수많은 횃불의 불빛이 움직였다. 사방에서 안개가 구름처럼 떠다녔다. 불빛이 하나둘씩 사그라들어 없어졌다. 죽음의 비명을 전하기엔 거리가 너무 멀었다.

하지만 하나의 불빛만은 굳게 불타고 있었다. 창백한 녹색 빛이 아무렇지 않은 듯 검은 안개 속을 유유히 떠다녔다. 사악한 망령의 타락한 불꽃이었다. 루시안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온몸의 피가 끓었다.

루시안은 성긴 자갈에 넘어지지 않으려 애쓰며 언덕을 달려 내려가 분지에 도달했다. 수풀 속에 시신이 한 구 누워 있었다. 양팔로 어깨를 감싼 채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검은 대리석처럼 빛나는 눈동자가 어두운 밤하늘을 응시했다. 그는 시신을 뒤로하고 추적을 계속했다.

루시안은 다섯 번째 시신에 도달해서야 걸음을 멈췄다. 노인의 얼굴은 엄청난 고통에 일그러져 있었다. 갈가리 찢긴 옷 사이로 심한 상처가 보였다. 그간의 경험으로 미루어 보아, 낫에 당한 상처가 분명했다.

루시안은 방향을 돌려 늘어선 시신을 따라 가파른 경사면 아래에 도달했다. 그는 우거진 덤불을 헤치며 언덕을 기어올랐다. 외딴 언덕의 정상에 오르기 직전, 비명이 들려 왔다.

넓은 공터에 검은 안개가 쏟아지고 있었다. 안개가 일렁이며 움직이는 가운데, 뿌연 시야 속에서 뒤틀린 형체들이 보였다. 공포에 찬 섬사람 한 무리가 탈출의 희망을 품고 깎아지른 듯한 절벽 아래의 바다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맹렬한 그림자가 가엾은 영혼들을 덮쳤다. 불길한 포효에 죽어 가는 사람들의 절규가 뒤섞였다.

그는 밀려오는 형상에 총을 겨눴다. 안개 속에서 울부짖는 망령 무리가 튀어나와 유령 칼날과 송곳니로 가득한 이빨을 보이며 그를 향해 돌진했다.

그는 정화의 빛을 발사해 저주받은 망령들을 태웠다. 그 여파로 한 걸음 밀려나자, 발밑에 절벽의 가장자리가 닿았다. 그는 어깨 너머를 돌아보았다. 어둠 속에서 폭풍우에 흔들리는 파도가 바위로 가득한 해안에 부딪히고 있었다.

수많은 영혼들의 절규를 뚫고 웃음소리가 들려 왔다. 그는 뒤로 돌아 점점 다가오는 안개에 무기를 겨눴다. 매서운 안개 속에서 익숙한 빛이 반짝였다.

루시안은 총 하나를 거두고 가죽 코트 안으로 손을 넣어 점토 수류탄을 꺼냈다. 주먹만 한 수류탄의 거친 표면에는 품질 보증 표식이 새겨져 있었다. 빌지워터의 늙은 대장장이 말이 맞는지 시험해 볼 시간이었다.

수류탄은 넓은 원호를 그리며 날아갔다. 고도가 최고에 달했을 때, 그는 총을 발사했다. 수류탄은 은빛 먼지구름을 남기며 폭발했다. 먼지는 소용돌이치며 공중에 떠 있었다. 치명적인 안개 속에 고요한 빛의 공간이 생겨 검은 안개를 몰아냈다.

쓰레쉬는 공터에서 젊은 여자 앞에 우뚝 서 있었다. 사슬 달린 갈고리가 영혼을 끄집어내자, 여자는 고통스레 몸을 비틀었다. 쓰레쉬는 랜턴에서 빛이 나기 시작하자 그것을 들어 올렸다. 생명이 빠져나간 여자의 몸이 쓰러졌고, 유물은 새로운 죄수를 가두었다.

쓰레쉬는 루시안을 향해 돌아서며 사악하게 미소 지었다. "그림자를 사냥하는 자여, 헬리아의 모두가 널 그리워하고 있다. 패배하는 게 싫어졌나 걱정하고 있었지."

쓰레쉬가 랜턴을 두드렸다. 그의 부름에 답하듯, 랜턴이 빛났다.

"네 등장에 그녀의 영혼이 밝아지는군. 희망은 고통에서 잠시나마 위안을 주지."

루시안의 시선이 랜턴으로 향했다. 철제 감옥에서 나오는 보호의 빛 속에 은빛 먼지가 떠다녔다. 그는 총을 손에 쥐고 때를 기다렸다.

"실패하면 큰 대가가 따를 텐데. 그녀의 고통이 훨씬 더 달콤해지지. 바위에 부딪힌 아이처럼, 모든 희망이 산산이 조각나니까." 쓰레쉬가 웃었다.

루시안의 머릿속에 지난번 싸움의 기억이 떠올랐지만, 무시했다.

"그녀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뭔지 알고 있나? 모든 것의 종말이 다가올 때까지 너와 함께 고통받는 거야."

랜턴에서 나오는 희끄무레한 녹색 빛이 작아지며 일렁였다. 루시안은 그녀가 손을 뻗어 영혼과 기억으로만 느낄 수 있는 따뜻한 포옹을 해 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루시안…

그녀의 목소리에 루시안의 마음이 따뜻해졌다. 쓰레쉬의 말이 맞았다. 세나는 그가 다가올 때마다 느낄 수 있었다. 만남을 거듭할수록, 지옥의 간수가 가하는 고문에 저항하듯 교감할 수 있는 거리가 늘어났다. 두 사람은 루시안이 섬에 들어온 순간부터 서로를 느낄 수 있었다.

쓰레쉬가 잡아채자 랜턴이 흔들렸다. 밝은 빛이 랜턴 속에서 작아졌다 커지며 소용돌이쳤다. 쓰레쉬는 그 소란을 잠시 쳐다보곤 조소할 뿐이었다. 루시안은 랜턴 속의 폭풍에 총을 겨누었다. 랜턴에서 나오는 보호의 빛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지금이야, 내 사랑…

루시안은 총을 발사했다.

꿰뚫는 빛이 보호막을 태우고 철제 유물을 강타했다. 랜턴이 사슬 끝에서 세차게 흔들렸다. 정화의 불이 고대 영혼 감옥을 맞힌 것은 처음이었다.

쓰레쉬가 분노에 차 울부짖으며 랜턴을 휘둘렀다.

랜턴 속에서 사악한 검은 안개가 덩굴처럼 뻗어 나와 빛의 소용돌이를 압도했다. 격렬한 그림자는 탈출하기 위해 애쓰는 수많은 영혼들과 그가 사랑하는 사람을 집어삼켰다. 어둠이 랜턴 안에 퍼지자,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사라졌다.

"안 돼! 그녀를 풀어 줘!" 루시안이 있는 힘껏 소리쳤다.

고통에 찬 세나의 비명을 들으며 쓰레쉬는 잔혹하게 비웃었다.

루시안의 총이 쓰레쉬를 향했다. 그는 모든 분노를 총에 실어 마구 난사했다.

총알은 쓰레쉬를 집어삼켜 그의 망령 형상을 정화의 불꽃으로 태웠다. 루시안은 앞으로 돌진해 다시 한번 난사했지만, 랜턴에서 나오는 어둠의 보호막에 막혔다.

쓰레쉬를 태우던 불꽃은 어둠의 힘에 의해 사그라들었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랜턴을 미끼처럼 들어 올려 보였다.

루시안은 심장이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랜턴의 보호막을 뚫은 총알이 소용없던 것이다. 사방에서 떠다니던 은이 땅으로 떨어졌다. 검은 안개의 덩굴이 수류탄에 의해 생긴 보호 공간으로 스며들어 틈이 메워지기 시작했다. 때는 지나갔다. 사랑하는 사람은 여전히 감옥에 갇혀 있었다.

그는 물러나 총을 들어 올린 후 앞으로 돌진했다.

흐릿한 물체가 채찍처럼 튀어나와 루시안을 가격했다. 사슬에 달린 갈고리에 맞은 그는 공터를 가로질러 날아갔다. 땅에 떨어진 그는 단단한 자갈 위를 구르다 정신을 잃었다. 파도가 밀려와 그의 몸을 덮쳤다.



처음은 웃음으로 시작된다… 돌바닥 위에 쇠사슬이 끌린다… 짙은 안개 속에서 소리가 울려 온다… 그의 반응은 언제나 한발 늦는다… 총을 꺼내 들어 빛을 마주한다… 불꽃은 나오지 않는다… 그에겐 승산이 없다… 그녀가 눈앞에 서 있다… 그와 갈고리 사이에…

그녀의 눈에 혼란이 서린다… 잉크처럼 검은 눈동자… 그녀가 비명을 지른다… 몸 전체가 뒤틀린다… 땅으로 쓰러진다… 생기가 빠져나간다… 머릿속에 날카로운 비명이 울린다… 그에게 도망치라고 애원하는 소리가.

 



루시안은 벌떡 일어나 옆구리를 쥐었다. 갈비뼈 사이가 아팠다. 그는 간이침대 위로 다시 누우며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그는 나무 기둥과 회벽 천장을 응시하며 자신이 어디에 있는 걸까 궁금해했다.

세나의 비명이 머릿속에 울렸다. 또다시 그녀를 실망시켰다. 이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그는 갈비뼈 주위에 단단히 감긴 붕대 아래에 검붉은 멍이 들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상처 주변에 손을 대니 통증이 밀려왔다.

가슴에는 약을 잔뜩 바른 나뭇잎이 올려져 있었다. 축축한 잎을 벗겨 내니 사슬 갈고리가 스치고 지나간 검은 상처가 드러났다.

그는 옆으로 돌아 팔꿈치로 몸을 지탱하고 일어나 앉았다. 햇빛이 창문 가림막 사이로 들어와 어두운 방 한구석에 있는 큰 나무 상자를 비췄다. 상자 위에는 살짝 시든 꽃과 석고 거북이 조각이 있는 제단이 차려져 있었다. 그의 가죽 코트와 조끼는 간이침대 옆의 작은 탁자 위에 개켜져 있었다. 옷 위에는 유물 총이 있었다.

루시안은 총을 향해 떨리는 손을 뻗었다. 과거에 세나가 가르쳐 준 대로, 석조 총신과 청동 장식이 있는 그녀의 총을 먼저 살펴보았다. 총신에 새겨진 깊은 홈이 손가락 끝에 느껴졌다. 아이오니아에서 그녀와 함께했을 때의 추억이었다. 그는 미소를 짓고 이어서 자신의 총을 살피기 시작했다. 금속 총신을 누르자 살짝 휘는 것이 느껴졌다. 새로 생긴 결함을 곧 수리해야 할 것이다.

그는 신음을 내며 일어서 무기를 집어넣었다. 그리곤 손잡이에 손을 올려 높이와 각도를 점검했다. 위치가 약간 어긋나 있었다. 그는 각도를 조정하고 다시 한번 확인했다. 그리곤 만족한 얼굴로 조끼를 집어 들어 조심스레 팔을 넣고, 같은 방법으로 긴 프록코트를 입었다.

그는 창문으로 가서 나무로 된 가림막을 열었다. 희미하고 부드러운 울음소리와 함께 햇빛이 들어왔다. 좁은 각도 때문에 구불구불한 시냇물과 식물 덤불만이 보였다. 해로윙이 끝나 아침이 되어 있었다.

쓰레쉬는 이미 멀리 도망쳤을 것이다.

다시 배를 타고 추적을 시작해야 한다. 그는 마지막으로 방을 둘러본 뒤 문으로 향했다.

집 밖에는 십여 구의 시신이 놓여 있었다.

젊은 여자가 그 사이에 앉아 수건으로 한 노인의 몸을 조심스레 닦고 있었다. 그녀는 아몬드 모양의 부어오른 눈으로 루시안을 올려다보았다.

"일어나면 안 돼요."

"난 괜찮아. 네가 날 치료해 준 거니?"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전 미라예요. 절벽 후미 근처에서 당신을 발견했어요."

"그게 언제였지?"

"동이 튼 직후였어요. 아버지를 찾던 중이었죠."

그는 미라의 발치에 있는 노인을 내려다보았다.

그녀는 살짝 낙담한 눈빛으로 고개를 저었다.

"이분이 아니에요. 나가서 수색을 계속해야 하는데, 일손이 부족하네요."

그녀는 새 수건을 집어 들었다. "몸이 괜찮아졌다면, 도와주셨으면 좋겠는데."

루시안은 시신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막 따온 나뭇잎 위에 누워 있었는데, 아직 눈을 뜨고 있는 자도 있었다. 반짝이는 대리석처럼 검은 눈이 허공을 응시했다.

그는 돌아섰다. "그건 가족이 할 일이야."

그녀는 뭔가 더 말하려는 듯했지만, 마을 반대편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 왔다. 황소가 이끄는 수레에 더 많은 시신이 실려 온 것을 보고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미라는 그 광경을 잠시 응시하다가 서둘러 나섰다.

마을 곳곳에서 주민들이 모여드는 동안, 루시안은 멀찌감치 떨어져 미라를 따라갔다. 사람들은 제각각의 속도로 자갈길을 따라 움직였다. 일부는 더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생존자 무리가 한 젊은 남자를 중심으로 모여 섰다. 그는 육중한 지팡이를 들고 한 마디씩 끊어 말하기 시작했다. "이럴 수는 없어요! 놈들은 그럴 자격이 없단 말입니다!" 그가 지팡이로 바닥을 내리치며 말했다.

"무슨 일이에요?" 미라가 물었다.

"낙투족이 시신을 태우고 있어요!"

군중이 분노로 술렁이며 젊은 남자에게 동조했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슬픔에 차 주저앉았다.

"낙투족?" 루시안이 물었다.

"화염 숭배자들이에요. 섬 서쪽 끝에 사는 자들이죠." 미라가 말했다.

"놈들이 그녀의 영혼을 태워 버릴 거야. 선조들에게 가지 못하게 할 셈이야." 나이 든 남자가 울부짖었다. 루시안은 미라의 눈에 두려움이 서리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수레로 달려가더니, 시신 더미를 서둘러 살피기 시작했다. 시신 중에는 나이 든 여성이 몇 명 있었지만, 대부분은 젊은 남자와 어린이였다. 그녀의 아버지는 없었다. 그녀는 창백한 얼굴로 물러났다.

늙은 남자는 흐느끼며 머리를 감싸 쥐었다. 미라가 팔을 뻗어 그를 안아 주었다. 그녀가 귓가에 대고 무언가를 속삭이자, 남자는 마음이 진정된 듯했다.

그녀가 마을 사람들을 향해 돌아섰다. "주민들을 찾아야 해요. 더 살필 만한 곳이 있나요?"

사람들은 골똘히 생각에 빠졌다. 여러 제안이 나왔지만, 모두 반대 의견이 있었다. 실종자 수에 비해 생존자가 너무 적었다. 미라는 절망적인 표정으로 침묵했다.

루시안이 앞으로 나섰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고 있어."



외딴 언덕은 대낮의 햇살 아래 고요히 서 있었다. 사나운 폭풍이 지나간 후였다. 남은 것이라곤 마른 버드나무와 수풀 사이에 널브러진 시신뿐이었다.

미라와 마을 사람들은 절벽을 가로질러 망자들 사이를 걸었다. 사람들은 곧 친구들과 사랑하는 이들의 시신을 찾아갔다. 지팡이를 든 젊은 남자는 자갈에 얼굴을 묻고 엎드린 여자의 시신 앞에 주저앉았다. 분노는 슬픔으로 바뀌어 있었다.

루시안은 미라에게 주의를 돌렸다. 그녀는 나이 든 여자의 시신 앞에 웅크리고 그녀의 귀에 뭔가를 속삭였다. 기도문일지도 모른다. 루시안은 알 수 없었다.

그녀가 루시안을 올려다보았다. "아버지는 여기 없어요."

그는 시신으로 가득한 눈앞의 풍경을 응시했다. 가슴속이 아려 왔다. 세나라면 주민들을 구했을 것이다. 아니면, 최소한 시도라도 했을 것이다. 그녀는 너무 다정한 사람이라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못했으니까.

미라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분을 집에 모셔다드려야겠어요."

루시안은 팔을 뻗어 노인을 조심스레 들어 올렸다. 팔에 안은 그녀는 쇠약해 부서질 것 같았다. 그는 시신을 수레로 옮겨 나뭇잎이 깔린 나무판자 위에 살며시 내려놓았다. 그는 잠시 그곳에 머물다가, 다른 이들을 도우러 갔다.

그들은 정오가 지날 때까지 시신을 옮겼다. 수레에 시신이 어찌나 많이 담겼는지 수레 밖으로 쏟아질 것만 같았다. 루시안과 미라가 마지막 시신을 싣자, 마을 사람들이 줄로 단단히 고정했다.

루시안은 물러서서 옆구리를 매만졌다. 욱신거리는 통증이 등으로 번지고 있었다. 너무 무리한 것이다.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았다 해도. 지친 그는 절벽 가장자리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았다. 아침 햇살이 뜨거워 땀이 흘렀다.

"갈비뼈는 어때요?"

"괜찮아."

미라가 그의 옆에 앉아 물병을 건넸다.

"얼마 안 남았군." 루시안이 무게를 가늠해 보며 말했다.

"당신에게 더 필요할 것 같아서요."

그는 물병을 내려놓고 일어서서 길고 두꺼운 코트를 벗었다. 바닷바람이 피부를 식혔다. 그는 물을 천천히 마신 후 빈 물병의 뚜껑을 닫았다.

미라는 오랫동안 바다를 응시하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멀리서 바다거북 무리가 공기를 마시러 수면으로 올라왔다 다시 가라앉았다.

"직접 보셨나요?"

"내가 도착했을 땐 이미 끝나 있었어."

미라는 루시안의 총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본 적이 있죠?"

루시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아버지를 찾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을 거야."

미라는 고개를 끄덕이고 시선을 내리깔았다.

루시안은 절벽 아래에서 파도가 바위에 부서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파도가 칠 때마다 물이 차올랐다 빠졌다. 곧 만조가 절정에 달할 테니, 출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미라에게 물통을 건네준 후 다시 일어서 코트를 입었다.

"부두로 가는 지름길은 어디지?"

언덕의 서쪽 면을 가리키려 돌아선 미라는 남자 한 무리가 다가오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검은 로브를 입은 남자들이 밧줄로 흑요석을 감은 나무 철퇴를 들고 있는 사제를 따라오고 있었다.

"여기 계세요."

루시안은 아무 말 없이 몇 걸음 떨어져서 그녀를 따라갔다.

지팡이를 든 젊은 남자가 걸어 나와 그들을 맞았다. 몇몇 마을 사람들이 함께 나와 그들의 앞을 막았다.

"강의 '동쪽'은 우리 땅이야." 남자가 말했다.

"망자들을 위해 길을 밝히러 왔소." 사제가 말했다.

"그건 우리 전통이 아니에요." 미라가 무리에 다가서며 말했다.

사제가 웃음을 터뜨렸다. "망자들이 깨어나면 자네가 싸울 생각이오?"

젊은 남자가 지팡이를 꽉 쥐며 내뱉듯 말했다. "내 아내를 태우는 걸 보고만 있을 줄 알아?"

사제가 그를 노려보더니 무리에게 시선을 던졌다. 루시안은 사제의 손끝이 철퇴를 가볍게 스치는 것을 보았다. 어서 싸우고 싶은 무의식적인 욕망이 드러나는 행동이었다.

루시안이 앞으로 나섰다. "망자들은 깨어나지 않을 거야. 시신을 제대로 수습한다면 말이지."

사제가 루시안에게 시선을 돌려 그를 자세히 뜯어 보기 시작했다.

루시안 역시 고개를 살짝 숙였다. 그리곤, 순식간에 자세를 바꾸어 가죽 코트를 열고 총을 거머쥐었다.

사제는 유물 총을 힐끗 보더니 다시 루시안의 눈을 응시했다.

루시안은 그의 시선을 마주하며 그가 움직이길 기다렸다. 아니, 그러길 바랐다.

미라가 팔을 뻗으며 두 사람 사이로 끼어들었다.

"그만둬요. 이미 충분히 고통받고 있잖아요."

미라가 낙투족 사제가 이끄는 무리 쪽으로 돌아섰다. "한 섬에서 두 부족이 지금껏 이렇게 살아왔잖아요. 우린 우리 부족 사람들을 우리 전통대로 묻고 싶을 뿐이에요."

사제에게 시선이 쏠렸지만, 그는 루시안에게서 눈을 떼지 않은 채로 미라의 말을 곱씹었다. 모두가 그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시신을 수습해도 좋소. 단, 강의 동쪽에서만." 사제가 말했다.

모두가 안심하며 물러섰지만, 루시안과 낙투족 사제는 상대가 움직이기를 기다리며 서로를 응시하고 있었다.

"전통대로 시신을 묻는 건 그들의 자유야." 루시안이 말했다.

"먼저 시신을 찾아야 해요. 싸우고 있으면 수색을 할 수 없잖아요." 미라가 말했다.

루시안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손끝으로 총신의 청동 장식을 쓰다듬었다.

미라가 그의 어깨에 살며시 손을 올렸다. "부탁이에요. 당신은 손님이잖아요."

루시안이 고개를 끄덕이며 총에서 손을 뗐다. "좋아. 너희 부족 사람들이니, 네가 결정해야지. 서쪽 길을 따라가면 부두가 나온다고 했지?"

"그래요." 미라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언가 더 말하려는 듯한 표정이었지만, 고개를 떨굴 뿐이었다.

"아버지를 꼭 찾길 빌게." 그는 돌아서서 걷기 시작했다.



부두는 절벽으로 둘러싸인 작은 만에 있었다. 배 몇 척이 수면 위에 외로이 떠서 부드럽게 흔들리고 있었다. 루시안의 배는 화물과 썩은 생선으로 가득한 어망이 실린 선박들과 함께 부두 끄트머리에 정박해 있었다.

그는 부두를 따라 걸었다. 옆에 정박한 어선에서 벌레 떼가 부패한 어획물 주변을 맴돌며 윙윙거렸다. 이번 배는 경험 부족으로 두 척의 배를 잃은 후 세 번째로 얻은 것이었다. 항해는 어려웠지만, 남의 배 선장에게 검은 안개를 따라가 달라고 설득하는 것보단 훨씬 쉬웠다.

배에 올라탄 그는 갑판 아래로 내려가 점검을 시작했다. 별 추적기가 선반에서 떨어져 있는 것을 제외하곤 모든 것이 그대로였다. 그는 추적기를 제자리에 올려놓고 침대에 앉았다.

벽과 천장을 가득 메운 세계 곳곳의 지도와 도표에는 수심, 조류, 해저 지형 등이 표시되어 있었다.

그는 해로윙을 몇 달이나 쫓고 있었다. 마지막 추적은 라이콘에서 시작해 수다로까지 이어졌다. 검은 안개를 따라 드넓은 바다를 건넜지만, 그 저주받은 섬의 해안에서 놓치고 말았다. 동풍을 타고 바다뱀 삼각주로 이동해서야 마침내 폭풍을 따라잡을 수 있었다.

그는 지도에서 삼각주의 수많은 섬 중 하나에 압정을 꽂았다. 그리곤 끝에 줄을 달아 그림자 군도의 압정과 연결했다. 압정에는 북쪽의 아이오니아에 있는 수다로로 이어진 줄이 몇 개 더 붙어 있었다. 지도에는 지난 몇 년간 표시한 수십 개의 줄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었다.

루시안은 도표를 응시하며 패턴을 알아내려 했지만,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발로란 전역에 흩어진 실패의 흔적뿐이었다. 그는 세나를 구하기 위한 수 없는 시도와 번번이 실패한 이유에 대해 생각했다. 쓰레쉬의 모습과 엇나간 분노가 떠오르자 목이 메 왔다.

세나의 비명이 머릿속에 울렸다.

밀려오는 절망에 그는 눈을 감고 자신의 심장 소리 외엔 아무것도 들리지 않을 때까지 버텼다. 다시 결의에 찬 그는 지도로 돌아가 작업을 시작했다.

새로운 항로를 계획하고 출항 준비를 마쳤을 때는 모래시계에 약간의 모래가 남아 있었다. 전에 비해 속도가 빨라졌지만, 정확한 측정은 여전히 어려웠다. 검은 안개는 바람의 방향과 상관없이 움직였다.

그는 침대에서 일어나 갈비뼈 주위의 붕대를 고쳐 매었다. 통증이 많이 가라앉은 상태였다. 그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위층 갑판으로 돌아가 주돛의 줄을 풀기 시작했다. 곁눈으로 해안선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미라가 해변을 샅샅이 뒤지고 있었다.

미라는 커다란 열매를 주워들더니 몇 번 흔들고는 다시 모래 속으로 던졌다. 그리곤 몸을 돌려 이쪽을 바라보다 그와 눈이 마주쳤다. 그는 고갯짓으로 간단히 인사하고 출항 준비를 계속했다. 잠시 후 미라는 또 다른 열매를 주우며 해변을 가로질러 다가오기 시작했다.

"칼라사 열매예요." 미라가 열매를 루시안에게 던졌다.

그는 열매를 흔들어 보았다. 안에서 즙이 흔들리는 것이 느껴졌다.

"아버지는 언제나 베나루에서 칼라사 열매를 싣고 오셨죠. 그 열매는 수확한 지 하루도 채 되지 않았어요."

"다른 사람들은 어디 있지?"

"대부분 장례를 준비하러 집으로 갔어요. 진흙 동굴과 석호로 간 사람들도 있고요. 하지만 아버지는 폭풍이 닥쳤을 때 이곳에 계셨을 거예요."

"저기 있는 게 아버지 어선이야?" 그가 열매를 돌려주며 말했다.

그녀는 고개를 젓고는 바다를 바라보았다. 몇 개의 난파선과 돛대가 만의 얕은 물 속에 잠겨 있었다.

"네 아버지는 해안에 도착하지 않았을지도 몰라."

미라는 손에 든 칼라사 열매를 응시했다. "해변에서 다른 배의 선장을 찾았어요. 배는 발견되지 않았지만요."

루시안은 해안선을 확인했다. 만조가 절정에 달하려면 아직 몇 시간이 남아 있었다. 그는 돛줄을 몇 번 감아 다시 고정했다.

"안내해 줘."

미라는 해안선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그들은 만의 구불구불한 가장자리를 따라 바위 덮인 모래톱을 지난 후 산호초 더미 근처에 멈춰 섰다.

"이곳에서 선장의 시신을 발견했어요."

루시안은 모래를 살펴보았지만, 약간의 조개껍데기와 산호뿐이었다. 그는 배의 잔해를 찾아 수면을 둘러보았다. 잔잔한 바다가 수평선을 가로질러 뻗어 있었다.

"아버지가 베나루에서 출발하셨다고?"

"네. 그 선장도 마찬가지고요. 두 사람 모두 시장에서 거래하시거든요."

"폭풍은 동쪽에서 불어왔어. 그래서 선장의 시신이 이곳으로 쓸려 왔는지도 몰라. 아버지가 평소에 선장보다 먼저 출발하시니?"

"더 늦게 출발하세요." 미라가 무언가를 깨달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바다를 내다보더니 깊이 숨을 들이켜곤 작게 몸을 떨었다.

"폭풍 속에 혼자 계셨을 거예요."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한동안 제자리에 서서 샌들을 신은 발에 물이 닿는 것을 지켜보았다.

"아버지도 해안으로 쓸려 오셨을까요?"

미라가 고개를 들어 서쪽을 바라보았다. 길게 뻗은 해안선은 섬의 굽이진 가장자리로 이어졌다. 그녀의 질문에 대한 답은 낙투족 영토 깊은 곳에 있었다.

 



그들은 풀로 덮인 모래 언덕과 오랜 시간 바닷물에 깎여 나간 드높은 해식 아치를 지나 서쪽으로 이동했다. 해안선은 갈수록 바위가 많고 험난해져 화산의 경사면을 기어올라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능선을 따라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남쪽 끝에는 거대한 바위가 물속에서 솟아올라 높이 서 있었다. 슬픔의 기둥이라 불리는 이 바위는 베나루 섬에서 가장 높은 지점이었다.

미라는 아버지의 배를 찾으려 해안선을 살폈다. 그녀는 아래쪽 바위 위에 펼쳐진 죽은 바다사자 무리를 가리켰다. 갈매기들이 그 근처에서 분주히 움직였다. 루시안은 고개를 끄덕이고 말없이 걸음을 옮겼다.

두 사람은 산등성이를 내려와 계곡으로 향했다. 강이 좁은 골짜기를 따라 내려와 바다로 흘러 들어갔다. 이 강이 바로 섬에 사는 두 부족의 자연 경계선이었다.

미라는 말없이 강을 건넜다.

그들은 두 번째 언덕을 올라갔다. 미라는 무성한 덤불을 헤치며 능숙하게 경사를 타고 올라갔고, 루시안은 서서히 뒤처졌다. 한 걸음을 뗄 때마다 갈비뼈의 뻐근한 통증이 퍼졌다. 그는 언덕을 반쯤 올랐을 때 붕대가 느슨해진 것을 느끼고 멈춰 섰다. 그는 붕대를 단단히 고정하며 점점 심해지는 고통에 눈살을 찌푸렸다. 그의 숨소리가 깊고 거칠어졌다.

그는 미라가 언덕 꼭대기에 도달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눈 부신 태양에 손을 들어 눈을 가리고 해안선을 둘러보았다. 그러더니 손으로 입을 가리고 한 발짝 물러섰다.

루시안은 덤불의 굵은 가지와 덩굴을 붙잡고 성긴 자갈밭을 올랐다. 그는 정상에 올라 미라 옆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부서진 돛대가 바위 사이에 걸쳐 있었다. 돛의 잔해는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

그는 잔해 너머를 살폈다. 뒤틀린 해안선과 모래톱이 펼쳐졌고, 늘어선 무인도를 지나 저만치에 길고 높다란 절벽이 보였다. 갈매기 무리가 해안을 선회하고 있었다.

 



시신은 화산암 위에 널브러져 있었다. 울퉁불퉁한 해안에 거센 파도가 몰아쳐 금방이라도 시신을 쓸어갈 것 같았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타고 내려가는 것이 시신에 도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곧 썰물이 들어올 거야."

미라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아버지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루시안이 손을 뻗어 그녀의 팔을 잡았다. "미라."

그녀가 움찔하더니 최면 상태에서 방금 깨어난 듯 눈을 깜박였다.

"톨라 덩굴로 밧줄과 들것을 만들면 될 거예요."

발걸음을 옮기는 미라를 보며, 루시안은 처음으로 그녀의 의지가 얼마나 굳건한지 깨달았다. 그는 숨을 깊게 들이쉬고 그녀의 뒤를 따랐다.

그들은 언덕 꼭대기에 있는 빽빽한 수풀에서 두꺼운 덩굴을 한 무더기 모았다. 루시안은 굵은 줄기를 꼬아 밧줄을 만들었고, 미라는 재빠른 손놀림으로 시신을 담을 들것을 짰다.

루시안은 밧줄을 근처의 나무에 고정하고 무게를 버틸 수 있을지 확인했다. 밧줄은 튼튼했다. 그는 만족한 얼굴로 밧줄과 들것을 아래로 던졌다.

"내가 내려갈게."

"제가 갈게요. 절벽 타는 데 익숙하거든요."

"나도 할 수 있어."

"아까 언덕 오르면서 힘들어하셨잖아요."

"이번엔 괜찮을 거야."

그녀는 답답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귀와 볼이 붉게 물들었다.

"아버지는 무거워요. 바위를 피해 들것을 조종하는 건 제가 할 수 있지만, 끌어 올릴 땐 당신이 해야 해요."

루시안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시신은 다년간 뱃일을 하면서 다져진 넓은 어깨와 두꺼운 팔다리를 가지고 있었다. 무게가 족히 100킬로그램은 될 것이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 미라에게 밧줄을 건넸다.

그녀는 절벽 가장자리로 이동해 천천히 벽에 몸을 밀착했다. 밧줄을 마지막으로 한번 시험해 본 후, 튀어나온 돌에 발끝을 걸쳤다. 그리곤 어깨 너머를 돌아보고 심호흡한 후 옆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루시안은 불안한 눈으로 미라가 밧줄을 타고 내려가 발을 디디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심호흡을 몇 번 하더니 뒤를 보며 다음 위치를 찾고, 같은 과정을 반복했다.

그녀는 계속해서 내려가 절벽의 3분의 1쯤 되는 지점에서 넓은 바위에 도달했다. 바람이 불어와 신선한 바다 냄새가 났다. 미라는 팔을 뻗어 바람을 막았다. 그리곤 루시안을 올려다보며 괜찮다는 신호를 보냈다.

그녀는 잠시 휴식한 후 밧줄을 잡고 다음으로 디딜 곳을 찾았다. 한참을 살피더니 위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발을 안전하게 디딜만한 곳이 없었다. "올려 줄게."

"아직 안 돼요."

미라는 오른편의 바위를 살폈다. 그러더니 몇 미터 떨어진 곳의 좁은 바위 턱을 가리켰다. 그곳에 닿으려면 옆으로 이동해야 했다. 루시안은 고개를 끄덕이고 아래의 얕은 바다와 뾰족한 바위를 살폈다.

그녀가 밧줄을 팔에 감자 루시안은 가슴을 졸였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절벽을 딛고 달려 뛰어올랐다.

미라는 절벽 경사면을 가로질러 바위 턱에 착지했다. 발밑에서 흙과 바위가 무너져 내렸다. 그녀의 몸이 비틀리며 한쪽으로 기울더니, 추락하기 시작했다.

미라는 밧줄을 타고 미끄러지며 발을 디디기 위해 다리를 찼다. 발이 성긴 흙에 걸려 미라는 위아래가 뒤집힌 자세가 되었다. 허우적대던 팔이 덩굴에 감기자, 거친 충격과 함께 추락이 멈췄다. 그녀는 고통에 울부짖었다.

밧줄이 풀려 미라는 바위에 부딪힌 후 물속으로 사라졌다.

루시안은 황급히 일어나 밧줄을 잡았다. 정신없이 내려갈 길을 찾고 있는데, 미라가 수면 위로 머리를 내밀었다.

그녀는 높은 파도 속에서 발버둥 치며 바위로 가득한 해안으로 기어 나왔다. 그리곤 지쳐 바위 위에 쓰러진 후 가쁘게 숨을 쉬었다.

"내려갈게!"

미라가 떨리는 손을 들어 그를 만류했다.

숨이 점차 진정되자, 그녀는 일어나 앉았다. 그리곤 아버지의 시신을 오랫동안 응시했다. 그녀는 손을 뻗어 아버지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리곤 시신을 바로 뉘어 그의 가슴에 머리를 묻고 울기 시작했다.

루시안은 시선을 돌렸다. 자신의 과거가 물밀 듯이 떠올랐다. 미라 역시 절망에 사로잡혀 평생을 보내게 될지도 모른다.

얼마 후, 미라는 일어서 들것을 향해 다가갔다. 그녀는 견디기 힘든 슬픔을 이겨내고 딸의 도리를 다하려 하고 있었다. 시신을 수습하는 것은 영원한 죽음을 준비하는 유일한 길이었다. 그녀는 시신을 조심스레 옆으로 뉘고 덩굴로 만든 포를 깐 뒤, 그 위에 놓았다. 시신이 고정되자, 미라는 끌어 올리라는 신호를 보냈다.

루시안은 밧줄을 잡고 시신을 끌어 올리기 시작했다. 미라는 절벽을 타고 오르며 들것이 바위에 부딪히지 않도록 유도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루시안의 몸에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옆구리의 뻐근함은 날카로운 통증으로 변했다.

밧줄을 당길 때마다 통증이 심해지더니, 상체로 퍼져 팔이 떨리기 시작했다. 밧줄이 손에서 미끄러졌다. 그는 덩굴을 잡고 시든 나무 그루터기에 둘렀다.

"괜찮아요?"

"그래... 조금만 기다려." 그는 힘겹게 숨을 몰아쉬었다.

통증이 가라앉았다. 그는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들것이 경사면 가운데에 매달려 있었다. 미라는 근처의 노출된 바위에 몸을 기댄 채 기다렸다.

루시안은 밧줄을 풀고 천천히 신중하게 밧줄을 당길 준비를 했다. 그리곤 다시 덩굴을 잡고 당기기 시작했다. 노 젓는 사공처럼 박자를 맞추자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었다.

갑자기 갈비뼈에서 경련이 일어났고, 그는 밧줄을 놓쳤다.

아래에서 미라가 소리를 질렀다.

밧줄이 손에서 빠져나가는 것을 느끼며 루시안은 숨을 몰아쉬었다. 거친 덩굴을 꽉 쥐자, 피부가 타들어 가는 듯하더니 마침내 멈췄다. 시신의 무게 때문에 절벽 가장자리로 몇 미터 끌려갔다.

그는 발을 뒤로 뻗었다. 뒤꿈치가 부드러운 흙 속으로 파고들어 깊이 팬 자국을 남기며 단단히 고정되었다. 떨리는 팔이 힘겹게 무게를 지탱했다. 그는 어깨뼈가 부서질 듯이 밧줄을 당겼다. 그러나 들것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갈비뼈의 통증이 다시 한번 격해지며 경련이 일어났다. 그는 덩굴 밧줄을 꽉 쥐고 묶을 만한 곳을 찾아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그러나 주변엔 아무것도 없었다.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만 버텨야 했다.

손이 아프기 시작하자, 그는 바다를 내다보았다. 그가 사랑하는 사람은 수평선 너머 어딘가에 갇혀 있었다. 그의 여정이 여기서 끝난다면, 약속을 지킬 수 없을 것이다. 실패의 대가는 너무 컸다.

루시안은 고개를 젓고 손의 힘을 풀었다. 밧줄이 살짝 미끄러졌다.

그러자 곧 가슴이 아려왔다. 그녀라면 결코 밧줄을 놓지 않았을 것이다. 고집스러운 그녀는 아래에 매달린 젊은 여자의 믿음에 보답했을 것이다. 아버지를 찾기 위해 이렇게나 큰 위험을 감수했다면 더욱.

밧줄이 미끄러지려 하자, 루시안은 다급하게 덩굴을 팔에 감았다. 밧줄이 토끼의 목을 휘감은 올가미처럼 조여와 그를 앞으로 당겼다. 루시안은 다시 한번 뒤꿈치를 흙 속으로 파묻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시신의 무게가 그를 절벽 쪽으로 끌어당겼다.

피투성이 손이 아래에서 튀어나와 절벽의 가장자리를 움켜쥐었다. 잠시 후, 미라가 올라와 루시안의 옆으로 와서 밧줄을 잡았다. 그들은 함께 시신을 절벽 위로 끌어당겼다.

 



해가 지자 곧 불길이 보였다. 루시안과 미라는 계곡 밑에서 수십 개의 장작불이 타오르는 것을 지켜보며 언덕 아래로 들것을 끌어 내렸다.

두 사람은 바니안나무 아래에서 잠시 휴식했다. 루시안은 바닥에 앉아 멍든 갈비뼈를 살피고 새로 감은 붕대를 고쳐 매었다. 미라는 불꽃을 응시했다. 그리고 떨리는 숨을 크게 들이쉬더니 눈가를 닦았다.

"손은 괜찮아?"

그녀는 붕대가 감긴 손바닥을 내려다보았다. 붉은 피가 배어 나오고 있었다.

"괜찮아요."

"또 피가 나고 있잖아. 이리 줘 봐."

미라가 손을 내밀자 루시안은 조심스레 붕대를 풀었다. 밧줄이 미끄러지면서 화상을 입어 손바닥이 상처투성이였다. 루시안은 미라와 마을 사람들이 겪은 고통에 분노가 차올랐다.

그는 물병의 마개를 열고 상처투성이인 피부를 씻어냈다. 그리곤 천을 새로 잘라 상처에 감았다.

"시신을 태우면 영혼도 함께 불타게 돼요.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죠." 미라가 먼 곳에서 타고 있는 불길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말했다.

루시안은 그들의 신념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망자에 대한 약속이 어떤 의미인지는 알고 있었다.

"이제 가야 해."

루시안과 미라는 각자 밧줄을 잡고 어깨 위에 걸었다. 그들은 함께 줄을 당겨 무거운 들것을 끌고 이동했다. 경사로를 오르기 시작하자 발밑에서 자갈이 저벅거렸다.

언덕 꼭대기에 도달하려던 찰나, 노랫소리가 들렸다.

루시안은 미라에게 몸을 숙이라는 신호를 보낸 뒤 덤불 뒤로 몸을 숨겼다. 우거진 수풀에 숨어 계곡을 살피자, 강가에 모인 낙투족 무리가 보였다.

그들은 나무 그림자에 가려 있었지만, 루시안은 사제의 모습을 알아볼 수 있었다. 사제가 철퇴를 들어 올리자, 흑요석이 밝은 주홍빛을 내기 시작했다. 부드러운 빛이 풀 속에 누워 있는 시신을 밝혔다. 시신에서 불길이 일었다.

불꽃이 밝게 타오르자, 낙투족은 더 큰 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사제가 철퇴를 내리자, 흑요석의 빛이 사그라들었다. 무리는 침묵했다.

루시안은 총을 빼 들었다.

"뭐 하는 거예요?"

"저들을 막을 거야."

미라는 고개를 저었다. "이미 끝났어요."

그는 미라의 어깨 너머를 보며 걸음을 떼었다. 미라가 그의 팔을 잡았다.

"왜죠? 저들을 모두 죽인다 해도, 잿더미가 된 사람들은 돌아오지 않아요." 미라가 호소하는 눈빛으로 말했다.

낙투족은 강둑을 따라 이동해 또 다른 시신 앞에 모여 섰다.

"놈들은 강의 동쪽에 있어."

"나도 알아요!" 미라가 화를 내며 소리쳤다. 그녀는 한 발짝 물러서서 팔을 치켜들었다. "내가 좋아서 가만있는 줄 아나요? 저들은 제 동족이에요!"

그녀는 아버지의 시신이 담긴 들것을 내려다보았다. 눈에는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미라의 목소리가 떨렸다. "아버지를 집으로 모셔 가야만 해요. 낙투족도, 그들이 저지른 일도 아닌, 아버지가 가장 중요해요."

미라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았다. 그녀는 몸을 기울여 들것에 달린 줄을 어깨에 멨다. 그리곤 몸을 앞으로 기울여 무거운 시신을 옮기려 애썼다. 마침내 들것이 거친 자갈 위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미라는 홀로 들것을 끌며 천천히 나아갔다.

낙투족의 노랫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

그는 또 다른 시신에 다가서는 낙투족을 노려보았다. 사제가 철퇴를 들어 올려 불꽃을 지폈다. 분노가 끓어 올랐지만, 미라의 말이 머릿속에 울렸다. 분노는 서서히 사라졌다. 남은 것은 슬픈 체념뿐이었다. 그는 무기를 거두고 미라와 합류했다.

 



루시안과 미라가 마을에 도착했을 때는 자정이 지난 시각이었다. 빈집에 도착하자 수군거리며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지친 두 사람은 들것에 매인 밧줄을 내려놓고 문밖에 앉았다. 근처의 몇몇 집에서는 횃불이 타고 있었지만, 대부분은 어둡고 조용했다.

"아버지를 안으로 옮겨야 해요."

그들은 거실을 정리하고 나뭇잎으로 만든 침대에 시신을 뉘었다. 미라는 주전자에 물을 붓고 화로에 올린 뒤 불을 붙였다. 방 안에 온기가 퍼졌다.

미라는 아버지 곁에 앉았다.

"이쪽은 루시안이에요, 아빠. 아빠를 집으로 모셔 오는 걸 도와줬어요."

루시안은 그 말에 속이 뒤틀렸다. 그는 언덕 위에서 포기하고 싶었다. 미라의 결의가 없었다면 마음을 다잡고 그녀의 아버지를 마지막까지 옮길 수 없었을 것이다.

그녀는 아버지의 옷에 달린 조개껍데기 단추를 조심스레 풀어 해지고 닳은 옷을 벗겼다. 그녀가 흐느끼기 시작했다. 아버지의 팔과 가슴에는 검은 상흔이 뒤덮여 있었다. 그녀는 나머지 옷을 벗기기 위해 떨리는 손을 뻗었다. 그러나 곧 멈추고 물기 어린 눈으로 허공을 응시했다.

"괜찮다면 내가..." 루시안이 제안했다.

"부탁드려요." 미라가 작게 말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 시신을 바라보았다. 남자의 마지막 순간이 그의 몸 곳곳에 새겨져 있었다. 말할 수 없는 공포와 고통스러운 최후의 흔적이었다.

과거의 기억이 밀려오며 슬픔이 그를 압도하려 했다. 그는 생각을 떨쳐 내며 미라에게 작게나마 위안을 주는 데 집중했다.

루시안은 남자의 신발을 벗기고 바지의 끈을 풀었다. 바지를 벗겨 내려고 했지만, 가죽이 바닷물에 수축해 쉽지 않았다. 그는 코트 안에서 단검을 꺼냈다. 미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다리의 이음새를 가르고 옷을 걷어냈다.

미라가 화로에서 주전자를 꺼내 물에 녹나무 기름을 넣었다. 증기와 함께 달콤한 향이 퍼졌다.

두 사람은 모직 수건으로 시신을 부드럽게 문질러 흙과 소금, 시신에서 자연적으로 나오는 불순물을 닦아냈다. 미라는 아버지의 손을 잡고 손톱 밑을 정성껏 청소했다. 수습이 끝나자 그녀는 아버지를 부드럽게 안아 주었다. 눈에는 사랑과 슬픔이 어려 있었다.

미라는 일어서서 옆방으로 가 마노와 산호로 장식된 머리핀을 가지고 돌아왔다. 그녀는 아버지의 손에 핀을 쥐여준 후 가슴에 놓았다.

"어머니가 아버지께 선물하신 유품이에요."

루시안은 왼쪽 총집에 들어 있는 유물 총을 바라보았다. 세나의 총에 장식된 청동은 자신의 것보다 우아하고 정교했다.

"어머니는 제가 첫 여름을 맞이하기 전에 돌아가셨어요. 아버지는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다며 걱정하셨죠. 나이가 너무 들어 어머니를 만났을 때 자신을 알아보지 못할지도 모른다면서."

미라가 몸을 떨며 애잔하게 웃었다. "저는 바보 같은 걱정이라고 생각했어요. 어머니는 분명 아버지를 알아보고 집으로 인도하실 테니까." 미라의 눈가에 웃음이 번졌다.

그는 검은 안개에 사로잡힌 수많은 영혼들을 떠올렸다. 지금쯤 미라의 아버지도 그중 하나가 되어 고통받고 있을 것이다. 그는 미라에게 진실을 말할 수 없었다.

"너는 약속을 지켰잖아. 그거면 충분해."

미라는 오랫동안 침묵한 후 입을 열었다.

"그래서 검은 안개를 쫓는 건가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그는 몸을 움직여 등을 기댔다. "내게서 모든 걸 앗아갔어."

"그렇다면 복수를 쫓는 건가요?"

루시안은 불꽃을 응시했다. "직접 본다면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될 거야..."

미라는 아버지에게 시선을 옮겼다.

그들은 각자 생각에 잠겨 깊은 침묵에 빠졌다. 화로가 타는 소리를 내며 정적을 깨트렸다. 미라가 먼저 입을 열었다.

"저는 직접 보지 못했으니... 아버지가, 마을 사람들이 어떤 최후를 맞았는지 알 수 없어요..." 그녀의 목소리가 작게 떨렸다. "하지만 복수한다고 해서 죽은 사람이 돌아오진 않잖아요."

그녀는 눈가를 닦고 다시 아버지에게 주의를 돌렸다.

루시안은 시선을 내려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총을 감싸 쥔 손이 청동 총신을 매만졌다.

그는 세나를 구하려 쏟은 노력과 실패했던 이유를 떠올렸다. 몇 년간 복수심을 극복했다고 믿어 왔지만, 미라의 말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쓰레쉬의 웃음소리가 귓가에 울리며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그녀의 목소리까지도.

그는 눈을 감고 오래전에 배운 만트라를 조용히 외웠다. "원치 않는 것은 깎아 내라. 바위만을 남겨라… 원치 않는 것은 깎아 내라. 바위만을 남겨라…"

그러나 소용이 없었다. 계속해서 웃음소리가 울렸고, 손이 떨렸다. 그는 손가락이 저리고 자신의 심장 소리 외에 아무것도 들리지 않을 때까지 총을 움켜쥐었다.

옛 기억이 펼쳐졌다. 오래전 그녀를 잃던 순간부터 마지막 실패까지의 기억이 눈 부신 섬광과 천둥 같은 울림이 되어 밀려왔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그는 숨을 가쁘게 몰아쉬었다. 속이 뒤틀리게 만드는 비명... 가학적인 웃음소리... 분노로 가득한 돌진이 떠올랐다. 그가 찾으려 애썼던 패턴이 마침내 보였다.

진실을 마주한 그는 가슴이 무거워졌다. 분노가 그녀를 놓지 못하게 한 것이었다. 끝없는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고 그녀를 기억할 수 있게 해 준 것이 분노였다. 그 분노를 놓는 것은 곧 신의를 저버리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노는 사랑하는 사람의 안식을 방해했다. 평안을 가져다주겠다고 약속했지만, 그의 행동은 그녀의 불행을 더 크게 만들 뿐이었다.

그는 세나가 죽은 순간부터 지금껏 그녀를 실망시킨 것이었다.

 



루시안은 자신의 배 갑판에서 장례식을 지켜보았다. 미라와 마을 사람들은 조각한 거북이 껍질에 사랑하는 이들의 시신을 실어 옮겼다. 시신은 흰색 모직으로 단단히 싸여 있었다. 그들은 새벽이 되자 모래사장의 깊은 공동 매장지에 시신을 묻었다.

그는 미라의 말을 기억했다. "망자들이 다시 태어나 바다로 돌아오면 조상들이 집으로 인도할 거예요."

루시안은 출항 준비를 했다. 그는 줄을 풀고 당겨 주돛을 끌어 올렸다. 천이 돛대를 따라 올라가 바람을 타고 퍼졌다. 밧줄을 걸고 있는데, 미라가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그는 손을 흔들었다.

"훌륭한 장례식이었어."

"그동안 고마웠어요."

루시안은 고개를 끄덕이고 바다를 내다보았다. 잔잔한 수면 너머로 수평선이 보였다.

"다시 안개를 쫓을 건가요?"

그는 고개를 저었다. "망자를 묻을 거야."

미라가 작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모든 게 정리되고 나면 돌아오는 게 어때요? 이곳에서 잘 지낼 수 있을 거예요."

"생각해 볼게." 루시안은 그렇게 말했지만, 돌아올 생각은 없었다.

루시안은 해안으로 돌아가는 미라의 뒷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잘 익은 칼라사 열매를 주워 몇 번 흔들어 보더니, 손에 든 채로 걸음을 옮겼다. 늘어선 나무와 마을로 이어지는 길에 도달하자, 그녀는 돌아서 손을 흔들었다.

루시안 역시 손을 흔들었다.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마지막 작별 인사였다.

그림자 군도는 그의 마지막 여정이었다. 더 이상 압정도, 줄도 필요 없었다. 그는 분노를 깎아 내고 약속만을 남길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녀의 안식뿐이었다. 루시안은 그것이 바로 그의 마지막 행동이 될 것을 알았다. 그녀의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한번 듣고 싶었다.

진정으로 운이 좋다면, 그녀가 그를 집으로 인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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