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佳詞]
(33)
▶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 시간도 안 된다면
단 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 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 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 내어 불러보고
숨겨놓은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 정채봉의 시 -
얼마 전, 영안실에 안치됐던 80대 노인이 되살아나 화제가 되었습니다.
노인은 일주일간 자식들의 극진한 효도를 받다 세상을 떠났는데요.
그럼에도 자식들은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를 못했다며
그리움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누구에게나 이별의 순간이 찾아옵니다.
어쩌면 그 순간이 생각보다 빨리 찾아올지 모릅니다.
부모님의 하늘나라 휴가를 바라기 전에,
후회 없이 효도하고, 후회 없이 말해보세요.
"어머니, 아버지 사랑합니다."라고...
▶ 매 순간을 성실하게
한 부자가 하인과 함께 여행할 때였습니다.
어느 날 흙이 묻은 신발이 다음날에도 여전히 더러워져 있자
하인을 불러 앞으로는 신발을 닦아 놓으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하인은 변명을 늘어놓았습니다.
어차피 신발을 닦아 봤자 주인님께서 나들이 하시게 되면
다시 더러워질 게 아니냐는 것이었습니다.
그 날 오후, 어느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부자는 식당 주인에게 1인분의 식사만 주문했습니다.
하인은 당황해하며 주인님을 모시고 다니려면
자기도 식사를 해야 한다며 배가 무척 고픈
시늉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주인은 하인의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말했습니다.
"저녁은 먹어 뭣하나? 내일이면 다시 배가 고파질 텐데..."
하인은 아침에 했던 자신의 행동이 부끄러워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흔히 등산하러 다니는 사람에게
"어차피 내려올 산 뭐하러 올라가냐"고 묻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우리 인생이 그렇습니다.
어차피 다시 배고플 거지만 매끼를 맛있게 먹고,
어차피 더러워질 옷이지만 깨끗하게 세탁하며,
어차피 죽을 걸 알지만 죽지 않을 것처럼
열심히 사는 것이 우리네 인생입니다.
누구에게나 인생의 끝은 반드시 옵니다.
그러나 그 끝을 만들어가는 과정과 모양은 모두 다릅니다.
얼마나 성실하게 매 순간을 살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삶의 모양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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